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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솔직히 예측하기 어렵지만...北도발 대응 준비 돼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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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경기 오산 공군기지에 위치한 항공우주작전본부(KAOC) 작전조정실을 찾아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경기 오산 공군기지에 위치한 항공우주작전본부(KAOC) 작전조정실을 찾아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2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 가능성에 대해 "솔직히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북한이 (도발)행동을 한다면 우리는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후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기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가능성을 경고했지만 아직 발생하지 않은 데 대한 질문에 답하면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하는 모든 것에 대비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이 무엇을 하든지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생각해 봤기 때문에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의 움직임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는 대북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미사일 카드를 꺼내놓고도 타이밍을 저울질하는 듯한 분위기다. 북한은 23일 오전까지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용한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가 나온 만큼 북한도 내부적으로 평가를 거쳐 대응 방향을 정할 것"이라며 "언제라도 탄도미사일 발사와 같은 도발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대응 방향이 정해지는 대로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일 정상회담까지 염두에 두고 대미·대남 전략을 탐색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20일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된 한·미 연합 야외기동훈련 재개, 한·미·일 안보협력의 단계적 확대 등을 언급하면서 '핵전쟁의 불구름을 몰아오는 전쟁각본' '스스로 세운 자살계획'이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대북정책은 북한에 가장 중요한 외교·안보 이슈이기 때문에 일단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라며 "미·일 정상회담까지 종합적으로 지켜보면서 대응 방안을 세밀하게 설정하려는 전략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는 정황을 포착하고 발사가 임박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언제라도 ICBM을 발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을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한·미 정상이 지난 21일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북한이 대북 '적대시 정책'의 상징으로 여겨온 한·미 연합훈련 확대와 미국 전략자산 적시 전개 등이 담겨 있다. 북한의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23일 전날 오후 6시까지 24시간 동안 북한 전역에서 16만7650여명의 발열 환자가 발생했으며 1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자체 역량으로 방역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부 결속'을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민심이 어수선한 시점에 ICBM 도발을 감행해 역시 내부 결속에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대형 도발의 가능성을 열어놓음으로써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성·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미 정상이 북한에 강력한 경고 성격의 메시지를 발신한 만큼 조만간 7차 핵실험과 ICBM 발사 등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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