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전, 수소·암모니아 발전 본격화…2050년 화석연료 대체

중앙일보

입력

석탄에 암모니아, LNG에 수소 섞어 탄소 줄인다

한국전력이 발전부문 탄소중립을 위해 수소·암모니아 발전 기술개발을 본격화한다.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에 무탄소 연료인 수소와 암모니아를 섞고, 그 양을 점차 늘려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안이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2050년이면 전국 화력발전소에서 수소∙암모니아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다.

23일 한전에 따르면 전력연구원은 무탄소 발전기술 상용화를 위해 수소(H₂)와 암모니아(NH₃)를 이용한 혼소(混燒, 두 종류 이상의 연료를 혼합해 발전) 기술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대용량 장거리 운송에 적합한 암모니아 발전기술을 먼저 개발한다. 암모니아는 수소에 비해 단위당 운송비는 3배, 저장비는 30배 저렴하다.

2024년까지 연구실 규모에서 암모니아 혼소 기술을 개발하고, 2027년까지 발전소 규모에서 암모니아 20% 혼소 발전을 실증한다. 이어 2030년 혼소 기술 상용화, 2050년까지 전소(全燒, 한 가지 연료로 발전) 기술 상용화를 추진한다. 수소는 2035년 50% 혼소, 2050년 전소 상용화가 목표다.

수소·암모니아 발전은 수소와 암모니아를 화력발전기에 안정적으로 연소해 전력을 생산하는 새로운 발전 방식이다. 수소와 암모니아는 분자 구성에 탄소(C)가 없어 분해해도 이산화탄소(CO₂)가 발생하지 않는다. 혼소량에 비례해 석탄과 LNG를 덜 태워 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 석탄발전소에 암모니아를 20% 혼소하면 탄소 배출량이 약 20% 감소한다. 설비를 개조하면 발전소의 송배전망을 재활용할 수 있어 매몰비용도 줄어든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수소와 암모니아가 미래의 주요 발전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NDC 상향안에 따르면, 수소·암모니아를 포함한 무탄소 발전 규모는 2030년 총 발전량의 3.6%(22.1TWh)로 확대된다. 탄소중립 시나리오에도 2050년 총 발전량의 13.8~21.5%가 무탄소(수소·암모니아) 가스터빈 발전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전체 발전량에서 재생에너지(60.9%~70.8%) 다음으로 큰 비중이다.

대전 전력연구원에 있는 암모니아 혼소용 미분탄 보일러 [한국전력 제공]

대전 전력연구원에 있는 암모니아 혼소용 미분탄 보일러 [한국전력 제공]

섞는만큼 탄소 감축…올해 '수소·암모니아 발전' 원년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소는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발전 방식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탄소 배출량의 4분의 1이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발생했다.

당장 화력발전을 감축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 한전에 따르면 200메가와트(MW) 규모의 화력발전소 2기를 철거하는 데 130억원이 든다. 2024년까지 21기를 철거하려면 약 1000억원 이상이 투입될 전망이다. 화력발전이 2020년 연간 에너지믹스(발전원별 비중)에서 차지한 비율은 62%다. 원전(29.0%)과 신재생에너지(6.6%)만으로는 전력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수소·암모니아 발전으로 전환하더라도 넘어야 할 언덕이 있다. 수소와 암모니아의 가격이 높아 단기적으로 연료비가 상승할 수 있다. 석탄·LNG가 1킬로와트시(kWh)의 전기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은 76원, 81원이지만 암모니아와 수소를 각각 20%씩 혼소하면 93원, 180원 이상으로 증가한다. 한전은 "향후 기술개발을 통해 연료 생산과 운송에서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라고 했다.

산업부는 올해를 수소·암모니아 발전 원년으로 삼고, 상반기 내에 '수소·암모니아 발전 로드맵'을 발표한다. 한전과 전력연구원은 누출 감시설비 등 수소·암모니아 공급저〮장 체계의 안전성도 확보했다. 수소와 암모니아는 화석연료와 화학적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연료 특성에 맞는 연소 노즐도 개발하는 등 기술적인 연구도 병행한다.

김영주 한전 탄소중립처 미래기술전략팀장은 "수소·암모니아 발전은 석탄화력의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아닌, 궁극적으로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최대한 억제하려는 노력"이라며 "화력발전소의 탄소 배출을 줄여 탄소중립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