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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관 "안철수는 철새 정치인…판교 개척한 것처럼 거짓말" [밀착마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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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2일 분당구 서현동 한 배드민턴 동호회를 방문해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김상선 기자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2일 분당구 서현동 한 배드민턴 동호회를 방문해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어이쿠 또 오셨네요.”

22일 낮 12시 경기 성남 분당구 서현동의 작은 사찰 앞 배드민턴 장에서 땀을 흘리던 4050세대들에게 이 지역 국회의원에 세 번째로 도전하는 김병관(49)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꽤나 익숙한 존재였다.

이 곳에 모인 17명의 동호회원에게 일일이 양손을 내밀어 손을 꼭 잡은 김 후보는 “열심히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분당갑 선거인수는 20만 명이 넘지만 김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현 경기지사 후보)에게 1128표(0.72%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다. 김 후보가 기자에게 “한 표 한 표를 모으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말한 이유다.

이번 그의 상대는 총선 때보다 더 거물이다. 지난 3월 대선에서 국민의당 주자였고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장까지 지낸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와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둘의 대결은 벤처기업가(김 후보는 웹젠, 안 후보는 안랩) 출신에 수천억대 자산가 사이의 맞대결이다. 리얼미터·MBN 여론조사(5월 16~17일)에서도 김 후보는 32.1%로 안 후보(60.8%)에 크게 열세를 보이는 등 지표는 기울어져 있지만 “김 후보에게 잃을 게 없는 한판”이란 지역 여론도 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분당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병관 민주당 후보(오른쪽)가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왼쪽)를 19일 판교역 인근 유세 도중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분당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병관 민주당 후보(오른쪽)가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왼쪽)를 19일 판교역 인근 유세 도중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후보는 “안 후보는 철새 정치인이다. 원래 지역구였던 서울 노원구 상계동을 지키겠다더니 금세 버리고 분당에 왔지 않나”라며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 정치의 표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 후보가 분당구 유흥업소인 ‘○○나이트’ 간판이 걸린 건물에 선거사무소를 열었다고 들었다”며 “웬만하면 피하는 곳인데 얼마나 급하게 왔으면 거길 택했겠냐”라고 꼬집었다. 그는 캠프도 대마(大馬)를 잡겠다는 의미로 ‘헌터 캠프’라고 지었다.

안 후보가 최근 인터뷰에서 ‘지난 10여년간 네 번의 당 대표를 한 저와 초선 의원 출신인 김 후보가 어떻게 비교되겠느냐’고 말했다
다당제를 소신으로 가졌던 안 후보의 종착점은 결국 국민의힘이었다. 안 후보는 그 과정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던데 오히려 부끄러워해야 할 일 아닌가. 국민의힘에 들어간 것이 한 자리를 원해서인지, 아니면 소신을 꺾은 것인지 지금까지도 일언반구가 없다. 안 후보는 한국에서 정치혐오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후안무치하다.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왼쪽)이 21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구 야탑역을 찾아 김병관 분당갑 보궐선거 후보와 합동 유세 중 포옹하고 있다. 뉴스1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왼쪽)이 21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구 야탑역을 찾아 김병관 분당갑 보궐선거 후보와 합동 유세 중 포옹하고 있다. 뉴스1

유권자들은 현 정부에 영향력이 있는 그가 지역공약을 더 잘 지킬 거라고 보지 않을까
안 후보 공약들을 봤는데 지역에 대한 공부가 덜 돼 있더라. ‘1기 신도시 특별법’ 관련해선 용적률을 높이겠다는 얘기만 잔뜩 했던데, 1기 신도시는 이미 인프라가 다 갖춰진 상태여서 용적률만 올리면 부작용이 나타난다. 또 프랑스 에꼴42와 구글캠퍼스 등 혁신학교를 합친 형태의 특수목적고를 만들겠다는 공약도 말이 안 된다. 두 과정은 고등학교 과정이 아니다. 번지르르한 말로 시민들을 속이고 있다.

김 후보는 안 후보가 22일 오후 분당갑을 벗어나 인천 계양을로 이동해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를 지원하는 것도 문제 삼았다. 계양을에 뛰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21일 밤 분당갑을 찾은 것에 안 후보가 광폭 ‘맞불’ 행보를 보이자 허점을 파고든 것이다. 김 후보는 “분당갑에 온 지 12일째인 분이 자꾸 자리를 비우는 것을 시민들은 탐탁지 않게 보실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재명 위원장이 나를 이길 자신이 없어 달아났다’고 하는데
그런 얘기를 하려면 안 후보 자신이 계양을에 출마했으면 되는 것 아닌가. 분당갑에서 더 당선되기 쉽다고 본인이 생각했을지 몰라도, 결국은 계양을을 피해서 여기에 온 것 아니겠나.
안 후보가 ‘판교가 허허벌판일 때 제가 안랩을 지었다’며 연고를 주장한다
그 발언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2011년 9월 안랩 사옥이 준공됐을 때 안랩이 입주한 일반연구용지 28개 필지 중 8개 필지에 다른 벤처기업 사옥들이 이미 들어섰다. 연고를 끼워 맞추기 위해 안 후보가 마치 판교를 개척한 사람인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있다.
벤처기업인 출신인 김병관 후보는 2016년 문재인 당시 대표가 20대 총선을 앞두고 두 번째로 영입한 인사다. 중앙포토

벤처기업인 출신인 김병관 후보는 2016년 문재인 당시 대표가 20대 총선을 앞두고 두 번째로 영입한 인사다. 중앙포토

대선 화두였던 대장동이 분당갑 지역구라는 점은 변수다. 대장동 개발이슈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여파가 겹쳐 지난 대선 당시 성남 분당구에서 이재명 후보는 42.34%로 윤석열 대통령(55.0%)에 크게 뒤졌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교통과 교육 인프라 확충 등 1기 신도시 전체를 재설계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대장동 개발은 국민의힘 출신 의원 등이 연관된 문제다. 게다가 이번 보궐선거는 수사관을 뽑는 게 아니라 봉사할 사람을 뽑는 자리다. 유권자들도 공세만 펴는 후보보다 일 잘할 후보를 뽑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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