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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분당 5㎞ 달린뒤…인천 간 安 "계양이 호구냐" 李 때렸다 [밀착마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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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오랜만이라 5㎞도 제대로 뛸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22일 오전 6시 30분.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탄천 앞에 반바지 운동복 차림으로 나타났다.

모자를 눌러쓴 안 후보가 지역 러닝 동호회 회원들에게 베를린, 뉴욕시티마라톤 완주 기록을 소개하자 “와”하는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안 후보는 이날 동호회 회원 15명과 함께 탄천 5㎞를 약 26분간 뛰었다. “페이스 조절이 잘 됐느냐”는 질문에 그는 “바빠서 7달을 못 뛰었다. 그래도 (오늘) 5분 26초 정도에 1㎞를 뛰었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22일 오전 6시 30분, 지역 러닝 동호회와 함께 탄천을 달리기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안철수 캠프 제공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22일 오전 6시 30분, 지역 러닝 동호회와 함께 탄천을 달리기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안철수 캠프 제공

달리기는 정치인 안철수의 상징 중 하나다. 국민의당 대표였던 21대 총선 당시엔 전국을 달려 ‘포레스트 검프’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날 오전 11시 안 후보는 이전에 입던 녹색(민주당)이나 주황색(국민의당), 흰색(무소속)이 아닌 붉은색 국민의힘 점퍼를 입고 판교역 유세에 나섰다. 교통공약 발표 직전 패널이 바람에 쓰러지자 능청스럽게 꺼낸 말. “하하, 이런 게 안풍(安風)입니다.”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22일 판교역 앞에서 교통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성지원 기자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22일 판교역 앞에서 교통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성지원 기자

“국토부, 서울시, 경기도, 그리고 성남시의 이해관계를 가장 잘 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윤석열 정부의 청사진을 그렸던 저 안철수입니다.” 국회의원 3선 도전이지만, 안 후보가 여당 소속으로 선거를 치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안 후보는 교통공약 발표 도중 여러 차례 “힘 있는 집권여당 후보”임을 강조했다. ▶신분당선 2단계 연장 신사-용산 구간 조기 착공 ▶신설 성남역 복합환승센터 구축 ▶지하철 3ㆍ8호선 연장 등 중앙정부·서울시 협력이 필요한 내용이었다.

여당 프리미엄에 대선 주자였다는 무게감 덕일까.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경쟁상대인 민주당 김병관 후보를 두 자릿수로 앞서고 있다. 리얼미터가 MBN 의뢰로 지난 16~17일 실시한 조사에서 안 후보는 60.8%로 김 후보(32.1%)를 28.7%포인트 앞섰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후보는 이날 인천 계양을 윤형선 후보 지원에 나서는 등 경기·인천권을 종횡무진해 ‘경기 총괄선대위원장’이라는 비공식 호칭도 얻었다.

안 후보는 이날 막간 인터뷰에서 “열흘 이상 지역(분당갑)에서 열심히 뛰었다”며 “선거운동에 지장이 없을 정도 범위에서는 다른 지역을 도와주는 게 경기에서 이기고 정부의 개혁 동력을 확보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갑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22일 선거구인 율동공원에서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2022.05.22 김상선 기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갑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22일 선거구인 율동공원에서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2022.05.22 김상선 기자

최근 언론에서 “경기지사 여권 단일후보”를 주장했다.
나는 (대선에서) 단일화 대해 고민도 해보고, 그걸 실행도 해봤다. 단일화는 분명 후보자만의 고독한 결단이다. 다른 사람이 뭐라고 말하는 건 소용이 없다. 다만 내 제안은 ‘박빙 승부에서 조금이라도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차원이었다.
단일화 없이는 경기지사 선거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보나
그 판단조차도 후보자의 몫이다.

이날 안 후보는 율동공원 유세를 마친 뒤 인천 계양을로 향해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 지원유세를 펼쳤다. 전날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분당갑을 찾아 김 후보 지원유세를 한 것에 대한 맞불 성격이었다. 안 후보는 연단에 올라 “어제 이 후보가 밤 10시에 분당갑에 왔다. 선대위원장을 맡았으니 생색이라도 내보려고 온 것”이라며 “제가 ‘계양이’라고 외치면 ‘호구냐’라고 호응해달라”고 외쳤다.

인천 계양을까지 지원유세를 가는 이유가 뭔가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가) 같은 의사라서다. (웃음)  
이재명 후보를 타깃으로 삼은 건가  
어젯밤에 참 웃기는 장면을 봤다. (저한테)‘철새 정치 물러가라’고 주장해온 김병관 후보가 바로 옆에 철새(이재명 후보)를 데려다 놓고 지원유세를 받더라. 개그맨들이 생활에 위협을 느끼겠다 싶었다. 사실 (이 후보는) 제 지역구에 있는 대장동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사람이다. 이 지역에서 도망친 사람 아닌가. 계양을에 가서 주민들을 마음을 대변하는 것도 주민들에 대한 도리다. 제 목표는 수도권 전체의 승리다. 

안 후보는 “새 정치를 갖다버리고 구(舊)정치에 투항했다”고 자신을 비판한 이 위원장의 지적에 대해 “어디 투항한 게 아니다”라며 “국민의힘도 앞으로 제대로 집권세력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약자를 따뜻하게 품는 실용주의 정당으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정 이념에 매몰되고 자기 머릿속 세상을 만들려고 하는 게 정치가 아니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용정치에 대한 내 생각엔 변함이 없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안 후보가 분당갑에서 승리하면 당 대표 도전 등으로 보폭을 넓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전날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헤드테이블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마주 보고 앉았다”며 “펜실베이니아 공학석사를 받은 이야기를 했더니 바이든 대통령이 ‘나는 펜실베이니아 교수 출신’이라며 굉장히 반가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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