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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尹, 여가부 폐지가 女에 기회 보장하는 것? 무지한건가"

중앙일보

입력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0일 대전 유성구 충대정문오거리에서 정용래 유성구청장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2022.5.20/뉴스1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0일 대전 유성구 충대정문오거리에서 정용래 유성구청장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2022.5.20/뉴스1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여가부를 폐지하겠다고 하고, 여성 장차관이 거의 없는 남성만의 정부를 만들어 놓고 여성들에게 기회를 보장하겠다고 한다”며 “말이 된다고 생각했다면 무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미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중 미 워싱턴 포스트 기자가 윤 대통령과 주고 받은 질의응답을 옮기며 이같이 말했다. 당시 기자는 윤 대통령이 대선 기간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한 걸 언급하면서 “한국과 같은 경제 강국이 여성의 대표성을 향상하려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느냐, 성평등을 향상하기 위해 행정부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여성들에게 기회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다. 우리는 실제로 그것을 보장한 역사가 꽤 짧다”며 “우리가 하려는 것은 여성들에게 그런 기회를 매우 적극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박 위원장은 “여가부를 폐지하겠다면서 어떻게 여성들에게 기회를 ‘매우 적극적으로 보장’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또 “윤석열 정부 1기 내각에는 장관과 수석까지 통틀어 여성은 겨우 3명이고, 부처 차관과 차관급 인사 41명 중 여성은 고작 2명”이라며 “여성 장차관이 거의 없는 남성만의 정부를 만들어 놓고, 성평등을 향상하고 기회를 적극적으로 보장하겠다는 말을 아무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을 향해 “답변을 해놓고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면 양심은 있는 것이고, 답변한 내용이 말이 된다고 생각했다면 무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이번 한미공동성명에 여성의 권리 보장에 힘쓰기로 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언급하면서 “하지만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여성가족부 폐지’는 여성평등과 안전과 권리보장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조치”라며 “여성가족부가 해왔던 성평등 사업, 성범죄 피해자 지원과 안전 보호,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을 삭제하는 마당에 어떻게 여성의 권리보장을 실현하겠다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N번방 추적단 ‘불꽃’ 출신인 박 위원장은 “N번방 방지법을 통신비밀의 자유를 이유로 재개정하겠다면서 온라인 성폭력에 대응하겠다는 것도 이율배반”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지금이라도 성평등 내각으로 전면 개편을 하겠다고 선언하기 바란다”며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발언을 사과하고, 여가부 폐지 공약도 철회하시기 바란다. 전 세계시민 앞에서 약속한 성명과 답변에서 약속하신 것처럼 성평등을 강화하고 여성들에게 기회를 매우 적극적으로 보장하겠다는 답변과 약속을 반드시 이행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성평등이 이뤄져야 모두가 더 행복하고, 더 잘사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 어떤 성별로 태어났는지에 따라 기회와 행복이 결정되는 차별사회를 없애야 한다”며 “한미정상회담이 윤 대통령이 성평등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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