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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문장으로 읽는 책

김현수 외 『가장 외로운 선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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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양성희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가장 외로운 선택

가장 외로운 선택

과거에는 ‘빈곤’과의 싸움이었다면 지금은 ‘인정’과의 싸움입니다.…더욱 청년들을 어렵게 하는 것은 이 모든 청년들의 심리적 고통이 사회적 구조와 산업구조의 영향이라는 사회적 이해보다 개인의 노력, 개별 가족의 능력 부족으로 간주되다 보니, 더 자신을 착취하고 자신에 대한 심리적 증오와 애증 속에 살아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김현수 외 『가장 외로운 선택』

“지금의 청년 세대. 어려선 마음고생, 커가면서는 외로움에 시달리다가, 고독사로 죽는 첫 세대.” “몸의 고생에서 마음의 고생으로 고생 방식이 바뀌어가고 있고, 경쟁은 훨씬 더 일찍 시작되었습니다.” 너무 암울한 진단인가. 책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2020년 20대 사망자의 절반(54.3%)가량이 스스로 목숨을 버렸다. 전년 대비 13%나 증가했다. 자살은 한국 10~30대 사망 원인 1위다.

한국·미국·일본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이 자살 생각이 가장 높았고, 빈곤을 개인 책임이라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자살에 허용적 태도를 보였다. “청년들의 자살증가는 ‘문제의 개인화’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문제의 사회화’가 필요한 문제까지도…모두 자기 문제로 가져오고…그게 잘 되지 않으면 실패로 생각하고 실패를 운명화하면서 남은 것은 죽음밖에 없게 되었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거대한 구조적 힘이 만들어낸 사회적 타살을 개인의 선택인 자살로 덮어버리고 있지 않은지”(이태수 보건사회연구원장) 묻는 책이다. 각종 통계와 현장 보고서가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