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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기력 회복 돕는 침향, 뇌 손상 막고 면역 증진까지 도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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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침향의 건강 효과

침향은 옛날부터 일상에 두루 쓰여온 전통 약재다. 다양한 처방에 쓰였지만 그중에서도 기력 회복과 심신 안정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여겨져 왔다. 현대에 와서도 쓰임새는 크게 변함이 없었다. 대부분의 전통 약재가 그렇듯 침향도 전통 의서에 명기된 효과와 처방에 한해 사용됐다. 하지만 현대 과학을 기반으로 한 연구가 침향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그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침향의 핵심 성분이 뇌 손상을 예방하고 면역을 증진한다는 사실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사실 침향은 침향나무가 물리적 손상이나 세균·곰팡이 등 미생물 감염에 대한 방어 기전으로 분비하는 나뭇진이 짧게는 10~20년, 길게는 수백 년 동안 굳어진 것이다. 그런데 2020년 8월 국제분자과학회지 온라인판에 침향의 뇌 손상 보호 효과를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실리면서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다. 사람의 수명 증가로 뇌 건강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발표된 연구결과다.

뇌 활성산소 감소, 대식세포 식작용 증가

대전대 대전한방병원 동서생명과학연구원 이진석·손창규 교수팀은 수컷 쥐 50마리를 10마리씩 다섯 그룹으로 나눠 스트레스를 가하지 않은 한 그룹을 제외한 네 그룹에 매일 6시간씩 11일 동안 반복적으로 스트레스를 가한 뒤 침향 추출물의 농도를 달리해 투여했다. 그리고 쥐의 뇌 조직과 혈청을 적출해 혈중 코르티코스테론(스트레스 호르몬) 및 뇌 해마의 손상도를 비교했다. 코르티코스테론은 쥐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비교 결과, 코르티코스테론 농도가 스트레스를 받기 전보다 5.2배 증가한 일반 쥐 그룹과 달리 침향 추출물을 높은 농도(80㎎/㎏)로 투여한 그룹은 뇌의 활성산소가 가장 현저하게 줄었다. 혈중 코르티코스테론 농도도 유의하게 감소해 실험 전 수준에 가깝게 회복됐다. 연구팀은 “스트레스는 뇌의 면역 세포인 ‘미세아교세포’를 과활성화해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하고 이로 인해 생성된 염증이 뇌의 산화적 손상을 일으키는데, 침향 추출물이 미세아교세포의 활성을 억제해 이러한 손상을 막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침향의 스트레스로 인한 뇌 손상 예방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듬해에는 면역 증진 효과도 확인됐다. 동의대 항노화연구소, 동의대 한의과대학 생화학교실 공동 연구진은 지난해 7월 생명과학회지에 침향의 면역 증진 효과와 기전을 설명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정글 지역에서 수집된 침향 2종(Aquilaria malaccensis)을 감압·농축해 얻은 추출물로 쥐의 대식세포(RAW 264.7)를 처리한 뒤 24시간 동안 배양하고 변화를 비교했다. 그 결과 침향 추출물의 처리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대식세포에 긴 방추형 사상위족이 생기는 것이 확인됐다. 이러한 대식세포 모양의 변화는 ‘공격형 대식세포’로 불리는 M1 표현형으로 분극화한 것을 의미한다. 특히 M1 표현형이 생기는 것은 인체가 면역계 자극을 통해 방어체계를 강화하는 핵심 전략으로 통한다. 특히 연구진은 “2종의 침향 추출물 모두 홍삼 추출물 대비 저농도에서도 M1 표현형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서는 대식세포의 식작용 활성이 침향 추출물 처리 농도에 따라 증가하고, 10㎍/mL로 처리된 경우 대식세포의 식작용이 종에 따라 각각 2.6배, 1.5배 증가한다는 사실과 함께 침향 추출물이 염증성 매개인자와 사이토카인 생성을 증가시킨다는 점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연구결과는 침향의 면역 증진 가능성을 보여주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며 “침향의 추가적인 생리활성을 연구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섭취 시 제품의 관리 수준도 따져봐야

모든 약재는 관리 수준에 따라 품질이 좌우되기 마련이다. 침향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국내 침향 품질 관련 기준은 엄격한 수준은 아니다.

국내에서 침향과 품질을 담보하는 규격은 약전에 담긴 규격이 거의 유일하다. 약전에서는 침향의 규격에 대해 건조 함량 8% 이하, 회분 2% 이하, 묽은 에탄올엑스 18% 이상, 납(5ppm)·비소(3ppm)·수은(0.2ppm)·카드뮴(0.3 ppm) 등 중금속 함량 상향 기준 등만 명시돼 있을 뿐이다. 품질 선별 기준이라기보다는 사실상 최소한의 안전 기준에 가깝다. 침향을 원료로 한 제품이라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침향 제품을 구입할 때는 약전 기준 외에 자체 기준과 별도의 품질관리 프로세스를 거치는지 확인하고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도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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