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급망 도전 대응”…중국 명시 않고 중국 견제

중앙일보

입력 2022.05.23 00:02

업데이트 2022.05.23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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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공동성명에서 글로벌 공급망과 관련해 중국을 거론하지 않으면서도 중국 견제를 시사했다. 두 정상은 “공급망 생태계 내 당면한 도전과 장기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며 “선진 기술의 사용이 우리의 국가안보와 경제안보를 침해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기술 관련 해외투자 심사 및 수출 통제 당국 간 협력을 제고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공급망에 대한 도전’은 중국을 뜻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그동안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강제 기술 이전, 특허권 침해 등 불공정 행위를 비판해 왔다. 지난해 5월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공급망 회복력’을 강조하는 문구가 담겼을 뿐 공급망에 대한 ‘도전’ 언급은 없었다. 손열 동아시아연구원장은 “바이든 행정부는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국가로부터 공급망 교란이 올 수 있다고 지속해서 우려를 제기해 왔기 때문에, 중국의 기술 패권에 더해 공급망 주도 움직임에도 경계심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이날 별도 설명 자료에서 “중국 측과도 경제협력 소통 강화를 통해 조화로운 한·미, 한·중 경제협력을 추진하겠다”며 한·미 정상이 중국을 견제하려 했다는 해석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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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상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항행의 자유와 바다의 합법적 사용을 존중한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했고, 대만해협과 관련해선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및 번영의 핵심 요소”로 규정했다. 중국의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미국 입장에 동조할 수 있었던 건 문 전 대통령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항행의 자유와 대만해협 평화를 강조하는 내용은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도출된 문구다.

두 정상은 또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공동성명은 “우리는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데 동의한다”고만 해 북한 인권에 대한 우려 표명이 없었다.

두 정상은 “북한과의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길이 여전히 열려 있다”며 “북한은 협상으로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지난해 공동성명에서 명문화했던 남북 간 판문점 선언 및 북·미 간 싱가포르 성명 계승에 대한 내용은 빠졌다.

한·미 정상은 코로나19 위기를 겪는 북한에 조건 없는 지원을 약속한다는 메시지도 내놨다. 두 정상은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백신을 제공하겠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원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고, 중국에도 제공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도 “(북한의) 코로나 위기에 대해서는 정치·군사적 사안과는 별도로 인도주의와 인권의 차원에서 적극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코로나19 확산세를 어느 정도 잡았다고 주장하는 상황이고, 더 악화되더라도 이번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매우 작다”며 “한·미가 압박의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지원을 받으면 굴복하는 모양새가 돼버린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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