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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X이라니" "인간말종"…서울교육감 보수후보 선넘는 비방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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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19일 출정식을 하고 있다. 왼쪽 위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노원역 앞에서 출정식을 하는 조희연, 청계광장에서 출정식을 하는 조전혁, 용산역 광장에서 출정식을 하는 박선영, 서울 중구에서 선거캠프 개소식을 하는 조영달 후보. 연합뉴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19일 출정식을 하고 있다. 왼쪽 위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노원역 앞에서 출정식을 하는 조희연, 청계광장에서 출정식을 하는 조전혁, 용산역 광장에서 출정식을 하는 박선영, 서울 중구에서 선거캠프 개소식을 하는 조영달 후보. 연합뉴스

6·1 지방선거가 1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시교육감 중도·보수 진영 후보자들은 단일화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비방전에 돌입했다. 반면 진보 진영 후보자들은 정책연대를 통해 단일화 시동을 걸며 결집에 나섰다.

22일 중도·보수 진영의 박선영·조영달·조전혁 후보는 본격적인 ‘각개전투’에 나서며 같은 진영 후보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였다. 이날 박 후보는 본인의 SNS에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며 온갖 마타도어와 흑색선전이 난무한다”며 “상대후보한테 막말과 상욕도 마구 내뱉는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한 유튜브 채널의 영상을 공유했다. 이 영상에는 조전혁 후보가 조영달 후보와의 통화에서 박 후보를 지칭해 욕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맞서 조전혁 후보는 본인의 SNS에 조영달 후보를 겨냥해 “나는 전화통화를 몰래 녹취하는 자를 ‘인간말종’으로 본다”고 밝혔다. 박 후보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반면 조영달 후보 측은 “녹음이 된 것은 맞지만, 해당 파일이 어떻게 유출된 것인지는 파악 중”이라고 했다. 본인이 제공한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보수 교육 전체에 흠집날까 우려"  

서울시교육감 박선영 후보자(상단)와 조전혁 후보자의 22일 페이스북 캡쳐본.

서울시교육감 박선영 후보자(상단)와 조전혁 후보자의 22일 페이스북 캡쳐본.

중도·보수 진영 교육감 후보자들의 비방·폭로전이 이어지자 교육계의 보수 진영 인사들도 피로감을 호소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감은 “도저히 명분이 없고, 서로 추구하는 가치가 달라 단일화를 할 수 없다면 각 후보들이 보수의 교육 가치와 비전을 보여주면서 선거를 뛰어 주길 바랐다”며 “지금은 본인이 살기 위해 상대를 흠집 내느라 ‘보수 교육’ 전체를 깎아내리는 것 같다”고 했다.

단일화 기구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지난해 12월부터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 역할을 자처하며 수도권교육감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교추협), 서울교육리디자인본부(서리본), 시민사회지도자회의 등이 나섰지만, 기구별로 각기 다른 단일 후보를 내놔 유권자 혼란만 더 부추겼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희규 신라대 교수는 “단일화를 주도하는 기구는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콘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특정 개인·단체가 먼저 한다고 나서다보니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처음부터 단일화를 주도하는 집단을 저명한 인사로 별도 공개 모집한 뒤 정해진 결과에 후보자들이 따르게끔 하는 절차가 마련됐어야 했는데 그 부분 준비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조희연 "어느 누구와도 함께할 수 있어" 

한편 이날 오후 진보 진영의 조희연 후보와 최보선 후보는 '서울교육 변화와 미래를 위한 정책연대'를 맺었다. 조 후보와 최 후보는 메타버스 체험 공간 구축, 교사 행정업무 최소화, 5無 (방사능, 잔류농약, 항생제, 화학성합성첨가물, GMO) 급식, 사회적·긴급 경제적 약자 학습 지원기금 조성 등 4대 공약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했다.

진보 진영 후보자들의 정책 연대는 사실상 현 교육감인 조 후보자로의 단일화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날 조 후보는 "인위적 단일화가 아닌 교육정책 연대"라며 "정치가 아닌 교육을 중심에 놓고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하는 후보라면 어느 누구와도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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