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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방한' 말 아낀 中...대신 환구시보 1면에 '반미시위 사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1일 중국 환구시보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에 반대하는 반미 시위대 사진을 1면에 게재했다.

지난 21일 중국 환구시보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에 반대하는 반미 시위대 사진을 1면에 게재했다.

한·미 정상회담이 주말인 21일 진행되면서 중국 당국의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측 기류는 중국 관영 소셜네트워크(SNS)에서 나타났다.

中전문가 “공동성명에 대만 표현 격상” 지적

관영 신화사 산하 잡지인 『환구(環球)』의 류훙쭤(劉洪昨) 전 부총편집이 운영하는 SNS ‘뉴탄친(牛彈琴)’은 21일 “정치가의 처음은 풍부한 정보를 전달한다”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일본에 앞서 한국을 방문한 점과 첫 방문지인 삼성 평택 캠퍼스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먼지에 민감한 반도체 공장에 바이든 대통령이 양복과 구두 차림으로 들어왔고, 삼성의 대미 170억 달러 투자로 미국에 3000개 일자리가 생겼다고 바이든이 과시했으며, 미국 대통령 경호원의 음주 소란 사건도 있었다며 이 세 가지를 열거한 뒤 ‘많은’ 한국인이 바이든 대통령이 묶는 호텔 바깥에서 항의 시위를 했다고 강조했다. 한·미 동맹이 가치·기술 동맹을 포함한 포괄 동맹으로 발전하는 데 대한 불편한 감정을 우회 표현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는 21일 발표된 한·미 공동성명 가운데 대만을 언급한 표현이 지난해보다 격상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셴둥(韓獻棟) 중국 정법대 한반도연구센터 주임은 22일 중앙일보에 “‘인도·태평양 안보와 번영의 핵심 요소’라는 표현은 한·미가 대만 해협 문제를 인도·태평양 전략 프레임 안에 포함하겠다는 의미”라며 “이는 중국이 반대하는 내용”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한·미 공동성명은 “양 정상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및 번영의 핵심 요소로서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고 명기했다.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고 수식어가 없었던 지난해보다 진전됐다. 대만 문제는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강조하는 이슈다.

한 주임은 한·미 연합훈련의 확대도 지적했다. 그는 “한·미가 한반도 및 주변에서 연합군사 훈련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하는 문제, 미국의 전략자산을 한국에 전개하는 문제에 주목한다”며 “이후 한반도 정세가 긴장을 향해 나아갈 수 있어 우려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공동성명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개념을 사용했지만 (한·미 훈련) 뒤에 배치한 것은 (비핵화) 정책의 중요성을 낮췄다는 의미”라고도 지적했다.

한·미가 북한 비핵화보다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에 대응한 점에 주력하면서 “이러한 긴장은 중국의 외교와 안보에 부담과 압력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중국이 그동안 주장했던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한·미 군사 훈련의 동시 중단이라는 ‘쌍중단’ 국면과 어긋나는 방향이라는 입장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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