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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오늘 밤 새 역사 쓴다…순도 100% 필드골로 EPL 득점왕 도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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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23일 0시(한국시각)에 열리는 노리치전에서 사상 최초의 아시아 출신 EPL 득점왕에 도전한다. 지난 12일 숙적 아스널을 상대로 득점포를 터뜨린 뒤 환호하는 손흥민. [AP=연합뉴스]

손흥민이 23일 0시(한국시각)에 열리는 노리치전에서 사상 최초의 아시아 출신 EPL 득점왕에 도전한다. 지난 12일 숙적 아스널을 상대로 득점포를 터뜨린 뒤 환호하는 손흥민. [AP=연합뉴스]

“손흥민이 팀 동료 해리 케인과 함께 만들어내는 장면들은 (상대팀 입장에서) 잔인하다. 그는 엄청나게 빠르고 기술도 뛰어나다. 일대일 돌파나 크로스도 환상적이다. 오른발로도, 왼발로도 골을 넣는다. 그 완벽한 선수를 과연 어떻게 막아야 할까.”

노리치시티 미드필더 비탈리 야넬트는 23일 0시(한국시간) 영국 노리치의 캐로 로드에서 열릴 토트넘 홋스퍼와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상대팀 간판 공격수 손흥민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냈다.

원정팀 토트넘에게 많은 것이 걸려 있는 경기다. 최소 무승부 이상을 거둬 4위 자리를 지켜야 다음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다. 주포 손흥민(30)이 득점포를 터뜨려 토트넘의 승리를 이끈다면 금상첨화다.

EPL 득점랭킹 1위 모하메드 살라는 사타구니 부상으로 리그 최종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신화=연합뉴스]

EPL 득점랭킹 1위 모하메드 살라는 사타구니 부상으로 리그 최종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신화=연합뉴스]

손흥민은 올 시즌 정규리그서 21골을 터뜨려 득점랭킹 2위에 올라 있다. 22골을 기록 중인 랭킹 1위 모하메드 살라(30·리버풀)는 사타구니 부상으로 최종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울버햄프턴과 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살라가 손흥민과 득점왕 경쟁 중인 것은 알지만, (부상 재발의) 위험을 감수할 순 없다. 살라도 나와 같은 생각일 것”이라 밝혀 기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에둘러 밝혔다.

손흥민이 노리치를 상대로 골 맛을 보면 최소한 공동 득점왕이 가능하다. 리그 규정상 득점 선두가 2명 이상일 경우 경기 수나 출전 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공동 득점왕으로 인정한다.

살라가 후반 교체카드로라도 경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지만, 최근 흐름은 여전히 손흥민의 편이다. 앞선 번리전에서 무득점했지만, 최근 9경기에서 10골을 터뜨리며 절정의 골 감각을 뽐내고 있다. 살라는 최근 14경기에서 6골에 그쳤다.

토트넘의 시즌 최종전 상대 노리치는 고질적인 수비불안을 해소하지 못해 2부 강등이 확정됐다. [로이터=연합뉴스]

토트넘의 시즌 최종전 상대 노리치는 고질적인 수비불안을 해소하지 못해 2부 강등이 확정됐다. [로이터=연합뉴스]

홈팀 노리치는 리그 꼴찌로 일찌감치 챔피언십(잉글랜드 2부리그) 강등이 확정돼 동기부여가 떨어진 상태다. 올 시즌 37경기에서 79점을 내주며 ‘자동문 수비’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수비 불안도 여전하다. 1부리그에서 치르는 마지막 홈경기인 만큼 팬들 앞에서 투혼을 담은 경기를 선보여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킨다는 각오다.

손흥민과 살라의 경쟁은 영국 현지에서도 핫이슈다. 언론과 전문가들은 손흥민의 역전승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애스턴빌라 공격수 출신 해설위원 가비 아그본라허는 최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손흥민이 골든 부트(득점왕 트로피)를 품을 것”이라면서 “리그 최종전에서 노리치를 상대로 서너 골 쯤 넣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2018년 레알마드리드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어깨 부상을 당해 교체 아웃 되는 살라. 4년 만에 챔스 결승에서 다시 만난 레알을 상대로 살라는 복수전을 다짐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018년 레알마드리드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어깨 부상을 당해 교체 아웃 되는 살라. 4년 만에 챔스 결승에서 다시 만난 레알을 상대로 살라는 복수전을 다짐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어 “경쟁자 살라는 부상에서 회복하더라도 울버햄프턴과 최종전에 출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살라는 지난 2018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부상을 당해 교체 아웃된 뒤 소속팀 리버풀이 1-3으로 패해 준우승하는 장면을 벤치에서 지켜본 뼈아픈 경험이 있다. 레알과 다시 우승컵을 놓고 격돌하는 이번 시즌은 4년 전의 아픈 기억을 씻을 절호의 기회다.

손흥민에게 노리치와 마지막 승부는 ‘아시아인 최초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타이틀의 주인공이 될 역사적인 기회다.

아시아 선수 유럽 1부리그 한 시즌 최다 골 신기록 달성도 중요한 과제다. 손흥민은 올 시즌 21골을 몰아치며 이란의 알리레자 자한바크시(페예노르트)가 2017~18시즌 작성한 종전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한 골을 보태면 신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노리치전에서 페널티킥 찬스가 오더라도 전담 키커 케인에게 맡길 것이라고 단언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21골을 모두 필드골로 채웠다. [AFP=연합뉴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노리치전에서 페널티킥 찬스가 오더라도 전담 키커 케인에게 맡길 것이라고 단언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21골을 모두 필드골로 채웠다. [AFP=연합뉴스]

의미 있는 도전이지만, 손흥민에겐 ‘외로운 도전’이기도 하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노리치전 기자회견에서 “나 또한 손흥민의 득점왕 등극을 기대하지만, 우리 팀 페널티킥 키커는 해리 케인”이라고 잘라 말했다. 경기 중 페널티킥 찬스가 왔을 때 손흥민에게 키커로 나설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손흥민 득점왕 밀어주기’가 없을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올 시즌 살라는 22골 중 5골을 페널티킥으로 채웠다. 손흥민의 21골은 100% 필드골이다.

손흥민은 21일 발표한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상’도 받지 못했다. 축구 팬과 프리미어리그 20팀 주장, 축구 전문가의 투표를 합산한 결과 리그 선두 맨체스터 시티의 간판 공격수 케빈 더 브라위너가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맨체스터시티 공격수 케빈 더 브라위너가 손흥민을 제치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21~22시즌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사진 맨체스터시티 트위터]

맨체스터시티 공격수 케빈 더 브라위너가 손흥민을 제치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21~22시즌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사진 맨체스터시티 트위터]

올 시즌 15골 7도움으로 개인 기록에서 손흥민(21골 7도움)에 밀리는 더 브라위너가 수상자가 된 건 소속팀 맨시티를 리그 선두에 올려놓은 공을 인정받은 결과다. 소속팀 전력상 우승컵과 거리가 먼 손흥민에겐 투표를 통한 경쟁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올 시즌 페널티킥 득점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득점왕 경쟁에 나선 손흥민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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