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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돌봄 확충”…시민단체 요구 봇물 '대구시장 선거 화두'

중앙일보

입력

20일 오전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6.1 지방선거 홍보행사를 하며 '1인 7표'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6.1 지방선거 홍보행사를 하며 '1인 7표'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의 텃밭’이라고 불리는 대구에서 저마다의 기치를 내건 4명의 시장 후보들이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에서는 홍준표(67) 후보가 보수의 아성을 지키겠다고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서재헌(43) 후보를 내세워 파란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 정의당 한민정(49) 후보와 기본소득당 신원호(36) 후보도 각각 ‘일할 맛 나는 생태 대구’와 ‘흔들림 없는 편안함 기본소득 120만원’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표심을 모으고 있다.

시민단체들도 선거에 뛰어든 후보들에게 지역을 위한 정책을 제안했다. 대구참여연대와 대구경실련, 우리복지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의 요구는 대구가 현재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시민단체들이 한 목소리로 요구하는 화두는 ‘공공의료’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가장 먼저 경험한 대구에서는 공공의료 확충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지난 19일 대구 중구 반월당에서 열린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 출정식에서 홍 후보가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9일 대구 중구 반월당에서 열린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 출정식에서 홍 후보가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대구참여연대의 경우 시장 후보들에게 제안한 ‘4대 비전, 18대 공약, 59개 과제’ 중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을 첫 번째로 내세웠다. 지역 복지 관련 시민단체로 구성된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도 대구의료원 진료 기능 강화와 제2 대구의료원 건립, 시민들에게 필수의료 제공 등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과제들을 제시했다.

홍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가 제2 대구의료원 건립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각 후보들은 시민단체들의 공공의료 확충 제안에 호응하는 분위기다.

서 후보는 지난 3일 대구의료원을 방문해 실태조사를 하는 한편,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은 현 권영진 대구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절대적으로 부족한 공공병상 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들의 요구가 매우 높은 사안”이라는 평가를 내리면서다.

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9일 더불어민주당 서재헌 대구시장 후보가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9일 더불어민주당 서재헌 대구시장 후보가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후보도 지난 4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와 공공의료 확대 정책협약을 맺으며 의지를 내비쳤다. 정책협약에는 제2 대구의료원 설립과 현 대구의료원 기능 강화, 대구시 공공보건의료특별회계 설치에 대한 내용 등이 담겼다.

반면 홍 후보는 지난 3월 31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지난번에 (2020년 대구시가 시민들에게 코로나19 희망지원금을 지급해) 뿌린 2400억 원으로 감염병 센터도 만들 수 있고, 의료원도 만들 수 있다”며 “(제2 대구의료원 건립은) 검토해봐야 한다. 지금 답변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지역사회 돌봄 확충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구참여연대는 대구시와 각 구·군의 돌봄보장조례를 제정하고 원스톱 돌봄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 역시 생애주기별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완전 보장하고 위기가구 종합지원대책, 고독사 예방대책 구축 등을 제시하면서 각 후보들에게 입장을 물었다.

한민정 정의당 대구시장 후보가 18일 대구 중구 동인동 대구시청 본관 앞에서 열린 6·1 지방선거 합동 출정식을 통해 선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뉴스1

한민정 정의당 대구시장 후보가 18일 대구 중구 동인동 대구시청 본관 앞에서 열린 6·1 지방선거 합동 출정식을 통해 선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뉴스1

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9일 오전 기본소득당 신원호 대구시장 후보가 서구 북부시외버스터미널 앞 사거리에서 출근길 유세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9일 오전 기본소득당 신원호 대구시장 후보가 서구 북부시외버스터미널 앞 사거리에서 출근길 유세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서 후보는 지역사회 생활안전망의 포괄적 확장과 통합적인 사례관리체계 구축하겠다고 답했고, 한 후보는 ‘시민돌봄보장조례’ 제정과 ‘통합돌봄기금’ 설치, ‘사회적 고립가구 지원센터’ 설치 등을 공약하기로 했다. 신 후보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원주택 확대, 지역공공의료 기관과 통합돌봄센터의 전달벨트 역할을 하는 ‘대구시 생활보건센터’ 설치를 약속했다.

홍 후보는 이와 관련한 시민단체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공약 작업이 이미 완료돼 답변 드리기 곤란하다”면서다. 이에 대해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는 “홍 후보의 공약이 얼마나 대단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지를 면면히 검증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이번 선거에서 정책선거를 실종시킨 책임은 홍 후보에게 있다”고 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밖에도 시내버스 준공영제 개혁, 안전한 수돗물 확보, 대구청년재단 설립 등을 요구했다. 대구참여연대는 “대구의 특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제, 전국에서 대구에 더 필요하거나 선도해야 할 의제를 염두에 두고 실천과제를 제시했다”며 “이를 후보들이 정책공약에 반영하고 유권자들도 참고해 투표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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