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츠랩이 보통 주식 전문가를 만나지만 이번엔 좀 독특한 인터뷰를 준비해봤습니다. 김미경 MKYU 대표입니다. 네 상상하신 그분 맞습니다. 동기 부여 ‘팍팍’ 되는 콘텐트와 직설적 화법으로 많은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스타 강사죠.
‘언변’이란 재능은 타고난 것이겠지만, 그의 진짜 강점은 ‘생존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대의 변화를 잘 짚어내고, 또 열심히 따라가죠. 열정에 가격을 매긴다면 만수르급 재력가가 아닐까 싶은.
자기 계발 강사에서 테크 전문가로, 개인사업자에서 CEO로 또 한 번 변신에 성공한 그를 17일 서울 홍대 MKYU 캠퍼스에서 만났습니다. 내 가치를 증명하는 게 계좌 잔고만은 아니잖아요. 어쩌면 더욱 중요한, 내 몸값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김 대표에게 물었습니다.
- 120명의 직원을 둔 회사의 CEO가 되셨어요. 아직 MKYU를 모르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소개부터 부탁드려요.
- 3050 대상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에요. 김미경과 함께 만들어가는 대학(MK&You University)이란 의미인데요. 강의를 제가 다 하는 건 아니고, 각 분야 전문가의 강의를 듣고 함께 공부하는 곳입니다. 지식을 채우고, 커뮤니티 안에서 서로를 응원하기도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시작했죠. 실제 학위를 받는 건 아니지만, 플랫폼 안에선 학번도 있고, 수강신청도 해요. 여성 비중이 80%로 높지만, 남성 회원이 적진 않아요. 해외 회원도 10% 정도 됩니다.
- 단 2년 만에 유료 멤버십 회원(입학금 9만9000원)이 6만5000명. 성장 속도가 놀랍네요. 비결이 뭘까요?
- 습관을 바꾸는 교양 필수 과목부터 미래 트렌드, 스몰 비즈니스, 머니 등을 다루는 자율 전공까지 3050세대에 꼭 필요한 맞춤형 콘텐트를 계속 생산해요. 또 다른 포인트는 단순히 인터넷 강의만 듣는 곳이 아니라는 점인데요. 플랫폼 안에서 수많은 커뮤니티가 서로를 연결하죠. 공부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한 마디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 맺음이 여기서 이뤄지는 거죠. 아이들의 공부는 1등이 중요하지만, 어른들의 공부는 함께 1등 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 무슨 뜻인가요?
- 학생 때야 공부의 목적이 좋은 대학 가는 거니까 경쟁자들에게 앞서야 하지만 나이 들면 나의 사회적 텃밭을 가꾸는 게 더 중요하잖아요. 내가 더욱 괜찮은 사람이 되려면 주변에 괜찮은 사람이 많아야 하죠. 괜찮은 사람이 나의 성장을 돕는다면 더욱 좋겠죠. 함께 하면 덜 힘들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저희가 새벽 5시에 모임을 하는데 매일 1만명 넘게 모이거든요.
- 새벽 5시에 모임을 한다고요?
- 매월 1일부터 14일까지는 일찍 일어나서 1시간씩 각자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며 시작한 챌린지 이벤트(앱으로 출석 체크)였죠. 올해 1월에 처음 시작했는데 당시 첫 접속자가 1만명이 조금 넘었어요. 저조차도 14일 개근하는 사람이 한 2000명쯤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몇 명이었는지 아세요? 8500명이 완주를 했어요. 혼자라면 애초에 일어나지도 않았을 거예요. 함께하니까 가능한 거고, 이게 커뮤니티의 힘이죠.
- 오프라인의 강자였는데 온라인으로 완전히 무대를 옮기셨네요
- 시작은 타의였죠.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일이 줄더니 아예 끊겼어요. 진짜 막막했는데 어느 날 대학생들이 등록금 50% 환불해달라고 시위하는 걸 봤어요. 온라인 강의만 하니까 절반은 돌려달라는 거죠. 그때 딱 그런 생각이 든 거예요. 왜 50%일까? 영상으로만 해도 절반은 받는다는 얘기네? 직접 안 만나도 길이 있겠구나! 무릎을 쳤죠. 그렇게 시작했어요.
- 다루는 컨텐츠도 변화가 있어요. 예전엔 자기 계발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엔 테크 전도사가 된 느낌이랄까요.
- 역시 팬데믹이 큰 충격을 줬어요. 원래 살던 대로 못 살게 됐으니 정말 큰일 났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아니었어요. 조금 어색했을 뿐 우리는 똑같이 먹고, 타고, 입고 했잖아요. 기술 기반 서비스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죠. 그런데 가만 보면 AI니 사물인터넷이니 예전부터 다 있던 거잖아요. 학자들의 세계, B2B의 세계에 갇혀 있었던 것뿐이죠. 코로나 덕에 기술이 사람과 급속하게 결합한 거예요. 이런 분야를 모르고 살면 미래가 없겠다 싶었죠.
*김미경 대표는 최근 김상균 교수 등 8명의 전문가와 함께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 7개 미래 기술을 다룬 책 『세븐테크 』를 펴냈다.
- 최근 기술주가 큰 폭의 조정을 받았고, 메타버스 거품론도 있습니다. 코인 시장에선 큰 사건도 있었죠.
-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주목을 받고, 그러면 자연히 돈이 몰리죠. 최근 2년만 봐도 제대로 준비할 시간도 없이 거품이 낀 거죠. 그걸 악용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으니까. 하지만 앞서 말한 기술이 미래의 우리 삶에 어떻게 녹아있을지는 모두가 알고 있잖아요. 반성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비할 시간이 주어진 건 어떤 측면에선 다행스러운 일이죠.
- 돈도 많이 버셨고, 사실 공부를 더 해야 할 나이도 아닌데 대체 왜 이렇게 열심히 사는 거예요?
- 2년 전으로 시계를 돌려보죠. 코로나19 때문에 일이 끊겼어요. 저도 처음에는 그랬어요. 코로나 끝날 때까지 기다리면 되겠지. 근데 제가 정말 그 생각대로 했다면 지금 저는 돈이 없거나 어두운 땅에 계속 서 있겠죠. 진짜 고생해서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디지털로 옮겼고, 그 덕에 또 다른 미래를 설계할 수 있게 됐죠. 세상이 빨리 변하면 공부도 더 자주, 빨리해야 돼요.
- 코딩까지 직접 배웠다고 들었어요. 그건 좀 과하지 않나요?
- 공부를 좀 했다는 거지 개발을 맡을 수준은 아니에요. 그런데 모르면 제대로 지시도 못 해요. 대표라는 사람이 적어도 뭐가 필요한지 정확히 말은 해줘야 할 거 아니에요.
- 공부하는 방법도 궁금하네요. 주로 정보는 어디서 얻으세요.
- 신문은 매일 보고요. 주로 책이죠. 책 읽기 싫을 땐 이렇게 한 번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책을 한 권 읽으면 그걸 전부 기억하는 게 아니잖아요. 딱 한 줄이 가슴을 두드릴 때도 있고, 아예 아무 생각 없이 끝날 때도 있죠. 그런데 가슴을 두드리는 그 한 줄을 만나는 거, 엄청난 행운이에요. 책을 안 보면 행운을 만날 기회조차 없겠죠. 한 달에 두 권, 꼭 읽으세요.
- 앤츠랩의 성격을 좀 살려 질문을 좀 드릴게요. MKYU도 인기 있는 강의 영상을 살펴봤더니 대부분 투자 관련 콘텐트였어요
- 직접 돈을 투자하는 방법보다는 투자를 잘하기 위해서 필요한 공부가 핵심이죠. 세상엔 두 가지 투자가 있어요. 나를 투자하는 것과 돈을 투자하는 것. 그런데 내가 돈을 벌어야 돈을 투자할 수 있죠. 나는 나를 통제할 수 있지만, 주식은 그 회사 사장이 잘해야 하는 거잖아요. 일단 첫 번째는 통제할 수 있는 나의 노동소득을 극대화하는 거예요. 돈으로 돈을 버는 건 그다음이죠.
- 평소 자산 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주식 투자는 안 하세요?
- 뭐든 잘하려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해요. 집중해야죠.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서는 제대로 못 해요. 저는 일단 주식에 집중할 시간이 없어요. 종목 투자는 잘 안 하고, ETF를 선호해요. 나보다 더 많이 공부하는 누군가가 정성껏 모아둔 거니까. 거기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편이에요.
- 투자 전문가도 많이 만나니까 좋은 팁 많이 듣지 않으세요?
- 유튜브에서 많은 분을 모시니까 그렇긴 한데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이 분 만나면 이 얘기, 저분 만나면 저 얘기 더 헷갈려요. 그분들이 다 같은 얘길 하는 게 아니니까. 그런데 공통으로 하는 말씀이 있어요. ‘주식을 안 하면 안 된다, 하지만 주식만 하는 것도 안 된다’ 나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노력이 함께 가야죠.
이 기사는 5월 20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이번 콘텐트가 마음에 드셨다면 주변에 소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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