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춘천에 뭐했나"…노영민·김영환 달아오른 '외인' 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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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사 선거 더불어민주당 노영민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김영환 후보가 지난달 28일 MBC충북에서 열린 첫 TV토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북지사 선거 더불어민주당 노영민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김영환 후보가 지난달 28일 MBC충북에서 열린 첫 TV토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영민 “고향 떠난지 50년” vs 김영환 “폐쇄적 사고” 

신·구 권력의 대결로 압축되는 충북도지사 선거는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윤석열 대통령 특별고문이 맞붙는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문 전 대통령의 측근인 노영민(65) 후보,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특별고문을 맡은 김영환(67) 후보가 나섰다. 전·현직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여야 거물급 정치인이 격돌하면서 윤심(尹心)과 문심(文心)의 대결로 주목받고 있다.

두 후보는 충북 청주 출신에 청주고·연세대 동문이다. 민주화 운동을 하다 수감되거나,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다선 국회의원을 지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김 후보는 2016년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당에 합류한 것을 계기로 줄곧 민주당을 지킨 노 후보와 다른 길을 걷게 됐다.

노 후보는 충북을 기반으로 활동해 온 정치인이다. 청주환경운동연합 이사 등 시민단체 활동을 시작으로 청주시 흥덕구에서 3선(17~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대 총선에 불출마했으나, 문재인 정부 첫 주중대사와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되며 재기했다.

더불어민주당 노영민 충북지사 후보가 10일 서울역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를 만나 경남 양산 사저까지 함께 이동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은 기념 촬영하는 문 전 대통령과 노영민 후보(오른쪽 두 번째).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노영민 충북지사 후보가 10일 서울역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를 만나 경남 양산 사저까지 함께 이동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은 기념 촬영하는 문 전 대통령과 노영민 후보(오른쪽 두 번째). [연합뉴스]

文 비서실장, 尹 특별고문…신·구 권력 대결

김 후보는 치과의사 출신으로 경기 안산시에서 4선(15·16·18·19대) 국회의원을 했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냈다. 그는 지난해 7월 당시 윤 대통령 후보와 독대 후 캠프에 합류한 뒤 선거대책위원회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당선인 특별고문으로 활동하며 ‘윤심’으로 불리워왔다. 애초 경기도지사 출마를 염두에 뒀다가 지난 3월 충북지사 선거로 방향을 돌렸다.

노 후보는 ‘충북 전문가’를 자처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정치활동을 해 온 김 후보를 겨냥한 선거 전략이다. 노 후보는 “50년 만에 고향에 내려온 사람이 충북에 대해 얼마나 알겠냐”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선거 두 달 전에 출마를 결심한 후보(김 후보)를 공천하면 누가 충북을 위해 일하겠냐’는 비판이 나온 것으로 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 후보는 ‘외인(外人)’ 공격에 맞서 ‘인물론’을 펴고 있다. 그는 “노 후보 측 논리에 따르면 외부에 나가 취업하고, 경력과 인맥을 쌓은 충북 출신을 다 배척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너무 폐쇄적이고 소극적인 생각”이라며 “손흥민 선수에게 ‘강원 춘천(손 선수의 고향)을 위해 무슨 도움을 줬냐’고 따지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후 충북 청주 오창 다목적방사광가속기 공사 현장을 방문해 김영환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후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후 충북 청주 오창 다목적방사광가속기 공사 현장을 방문해 김영환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후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월 70만원 vs 월 100만원’ 공약 베끼기 논쟁 

그는 이어 “아직도 어디에서 얼마나 살았는지를 놓고 논쟁하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대통령과 특수관계에 있고, 풍부한 인적 자산을 확보한 인물이 도지사가 되면 충북 도민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두 후보는 공약을 놓고도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노 후보가 신생아 1인당 양육수당 월 70만 원(5년간)을 공약하자, 김 후보는 양육수당 월 100만 원(5년)과 출산수당 1000만 원을 제시했다. 노 후보는 어르신 생일축하금 20만 원, 김 후보는 어버이날 감사 효도비 30만 원을 공약했다.

노 후보는 “몇 개월씩 고생해서 정책공약을 만들고 예산 추계서까지 작성했는데 김 후보 측이 이름만 바꿔서 비슷한 공약을 냈다”며 ‘공약 베끼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출산수당 1000만 원은 우리가 처음 제시한 것이고, 양육수당은 이미 30만~50만 원씩 주고 있는 지역이 있어서 베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50만 원 수준의 농민수당을 연 100만 원으로 증액하는 공약은 두 후보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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