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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만 TSMC에 맞설 3나노 반도체 소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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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9호 03면

에어포스원으로 20일 오후 경기도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곧바로 차량을 타고 삼성전자 평택 공장(평택 캠퍼스)으로 이동했다. 오후 6시 10분께 평택 공장에 도착한 바이든 대통령을 정문에서 기다렸던 윤석열 대통령이 맞았다. 만나자마자 손을 맞잡은 두 정상은 약 22초간 손을 놓지 않고 대화한 뒤 기념 촬영을 했다. 대화 중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기도 했고, 윤 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 등에 손을 얹기도 했다. 두 정상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지만, 얼굴에선 가벼운 미소가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3나노미터 웨이퍼.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3나노미터 웨이퍼.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두 정상은 방명록 대신 반도체 재료인 웨이퍼에 서명하며 ‘반도체 동맹’ 의지를 드러냈다. 웨이퍼는 얇은 실리콘 판이다. 두 정상이 서명한 웨이퍼는 특히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3나노미터(nm·10억 분의 1m) 공정 웨이퍼다. 삼성전자는 2020년 7월 ‘나노코리아’ 전시회에서 3나노 웨이퍼를 처음 일반에 공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내에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 반도체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3나노 반도체는 향후 양국의 ‘반도체 동맹’에서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두 정상의 공장 시찰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행했다. 삼성전자에서는 이 부회장과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 경계현 반도체(DS)부문장(사장), 노태문 모바일경험(MX)부문장(사장), 마크 리퍼트 삼성전자 북미 법인 부사장 등이 동행했다. 해외 출장이나 급한 업무가 있는 임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삼성전자 임원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이번 행사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지 대목이다. 이 부회장은 18일 직접 평택 공장을 찾아 동선을 점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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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평택 공장은 부지 면적이 축구장 400개를 합친 규모(289만㎡)로 1라인과 2라인이 가동 중이다. 건설 중인 3라인은 올 하반기부터 가동할 예정이며 4~6라인 건설도 추진된다. 한 개 라인 당 투자 규모는 약 30조원이다. 1라인에서는 메모리 반도체를, 2라인에서는 메모리와 파운드리(위탁 생산) 제품을 생산한다. 생산 규모는 세계 메모리 반도체의 약 15%에 이른다.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찾은 한국 반도체 공장이다. 윤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산업 현장 방문지이기도 하다.

두 정상은 이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1라인 등 공장 시설을 둘러봤다. 삼성전자는 최신 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적용한 3나노 반도체를 소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TSMC와 미세공정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GAA 기반 3나노 반도체는 TSMC를 따라잡을 승부수 제품으로 꼽힌다. 이날 삼성전자가 3나노 반도체를 소개함으로써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방한한 반도체 설계 업체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에게 기술력 우위를 알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퀄컴은 삼성전자와 TSMC의 주요 고객이다.

GAA는 반도체는 기본 소자인 트랜지스터를 더 작고 빠르면서 전력 소모를 적게 만드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GAA 기술을 활용해 올 상반기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인데, 업계에 따르면 TSMC는 기존 핀펫 방식으로 올 7월께 3나노 양산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독자적으로 개발한 GAA 기술인 ‘MBC-FET’ 공정은 기존 7나노 핀펫 공정 대비 소비 전력이 50%, 공간이 45% 줄어든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반도체 생산기지라 할 수 있는 평택에 와주신 것에 대해 환영의 말씀을 드린다. 삼성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고, 또한 미국과 아주 긴밀한 경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1분가량 영어로 인사말을 한 뒤 두 정상을 맞이했다. 공장 투어 중에는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에게 두 팔을 움직여가며 회사를 소개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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