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브로치 이어 김건희 화장지…논란 '주범' 있었다

중앙일보

입력 2022.05.20 18:58

업데이트 2022.05.21 02:06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일상생활이 공개될 때마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엔 김 여사의 사무실 사진 속 ‘노란 화장지’ 가격이 화제가 됐다. 여야 지지자들 간에 논쟁거리로 비화한 형국이어서 일각에선 과열 양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6일 김건희 여사가 서울 서초동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출근해 팬에게 선물받은 5만원대 안경을 쓴 채 업무를 보고 있다. 이후 이 사진 속 휴지가 고가 제품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사진 강신업 변호사 페이스북

지난 16일 김건희 여사가 서울 서초동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출근해 팬에게 선물받은 5만원대 안경을 쓴 채 업무를 보고 있다. 이후 이 사진 속 휴지가 고가 제품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사진 강신업 변호사 페이스북

화장지 1m당 가격 비교까지 등장

노란 화장지 논란은 지난 16일 김 여사의 팬클럽 회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에서 비롯됐다. 사진 속 김 여사는 팬클럽 회원들이 선물한 5만 원대 안경을 쓰고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일부 야권 성향 네티즌들은 김 여사 앞에 놓여 있던 노란 화장지에 주목했다. 해당 제품이 포르투갈 화장지 업체 레노바(Renova)의 고가 제품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7만 7600원(12롤)에 판매되고 있는 사진이 퍼지면서 “안경은 5만 원대지만 휴지는 7만 원대를 쓴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해당 화장지를 1만 4900원(6롤)에 구매할 수 있는 사진을 제시하면서 반박에 나섰다. 이에 야권 지지자인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다시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레노바 화장지와 국산 화장지의 ‘1m당 가격’을 비교하며 “김건희의 노란 화장지는 결코 싸지 않다”는 주장을 펼쳤다.

레노바 화장지와 국산 화장지 가격을 비교한 황교익씨. 사진 황교익씨 페이스북

레노바 화장지와 국산 화장지 가격을 비교한 황교익씨. 사진 황교익씨 페이스북

“단순한 논란에 정파성 결합하며 과열”

사진 한장에서 시작된 화장지 가격 논란은 국내 정치권의 지나친 진영 갈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해외에서도 정치권 인사들의 옷차림이나 물건으로 인한 사치 논란이 벌어진다”면서도 “한국은 단순한 논란에 정파성이 결합하면서 더 과열되는 양상이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 부인이 사용하는 물품에 대한 관심은 김건희 여사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엔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착용한 ‘표범 브로치’가 고가 논란에 휩싸였다. 김 여사가 2018년 서울에서 인도 유학생들과 영화를 관람하는 행사에서 착용하고 있던 표범 모양 브로치가 프랑스 명품 브랜드 ‘까르띠에’의 2억 원대 제품과 유사하다는 의혹이 온라인에서 제기된 것이다.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의 브로치 가격이 언급되는 등 논란이 가중됐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가 해당 제품이 자신이 판매한 것이라는 해명을 온라인에 올리면서 브로치 논란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한 시민단체는 “김 여사의 옷값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며 김 여사를 경찰에 고발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8년 서울 강남구 이봄씨어터에서 인도 영화 '당갈'을 관람하기 앞서 인도 유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여사는 '2억 브로치' 의혹을 일으킨 표범 모양의 브로치(붉은원)을 착용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8년 서울 강남구 이봄씨어터에서 인도 영화 '당갈'을 관람하기 앞서 인도 유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여사는 '2억 브로치' 의혹을 일으킨 표범 모양의 브로치(붉은원)을 착용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허물 들추기식 공격, 팬덤 정치 폐해”

대통령 부인에 대한 고가 물품 의혹 제기가 반복되는 건 그들이 차지하고 있는 정치적 입지 때문이라는 게 정치권 일각의 분석이다. 대통령보다 공개 활동이 적은 만큼 어쩌다 공식 행보라도 나서거나 비공식적 근황이 알려질 때마다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치권의 극단적인 ‘팬덤(fandom) 현상’의 일종으로 봐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정치의 본질이나 핵심을 꿰뚫기보다는 작은 허물을 들추고 파헤치는 식으로 공격이 오가는 게 우리 팬덤 정치가 낳은 폐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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