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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혼자서도 영화 만드는 시대 만들겠다"

중앙일보

입력

요즘 유튜브에는 ‘조회 수 치트키’라 불리는 인기 영상이 있다. 한글을 영문 TTS(Text-to-Speech·문자음성변환)로 읽어, 마치 어설프게 한국어 발음을 하는 듯한 캐릭터가 주인공이다. 거기에 MBTI(마이어-브릭스 성격유형검사)까지 결합하면 조회 수는 배가된다.

이들 영상은 3D 아바타 애니메이션 비디오 제작 앱인 ‘플로타곤’에서 탄생했다. 사이버 부캐로 소통할 수 있는 제페토. 유저들이 직접 만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로블록스, 생활 시뮬레이션 비디오 게임 심즈 등 가상 세계 플랫폼에서의 활동이 MZ세대의 대표 놀이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유롭게 콘텐트를 창작하고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꿈을 실현해준다. 유저 창작 콘텐트, UGC(User Generated Content)가 나날이 다양하게, 쉽고 빠르게 제작된다 해도 여전히 한계는 있다. 별도의 편집 기술이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 쉽게 만드는 대신 짧은 길이와 낮은 영상 수준, 인터넷 밈(meme)의 흐름을 타 유행의 정점에 있다가 금방 식어 버리기도 한다.

“일반 유저들도 드라마나 영화를 직접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 드라마나 영화 제작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나 스토리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 여전히 엄청난 비용과 인력이 필요하고, 그래서 흥행도 너무 중요하다. 우리가 추진하는 프로젝트D(Project D)를 통해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주식회사 시나몬의 홍두선 대표가 추구하는 목표는 명확하다. 높은 수준의 영상을 혼자서도 쉽게 만들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혼자서도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 제작이 가능한 3D UGC 플랫폼으로 가칭 ‘프로젝트D’라 불린다.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개발이 한창이다.

홍 대표는 “네이버 웹툰 덕분에 출판 시장이 웹 시장으로 이동했고 누구나 웹툰과 웹소설을 활발히 만들 수 있게 됐다”며 “영화나 드라마판도 반드시 움직이게 될 것이며 그 중심에 시나몬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젝트D가 드라마와 영화 수준의 제작물 생산이 가능하다면 이를 통한 단편 영상, 숏폼 비디오, 소위 ‘짤’이라고 불리는 콘텐트의 높은 수준도 담보된다. 혼자서 프로젝트D 플랫폼의 여러 옵션을 선택·조합하는 것으로 시나리오 작성, 연출, 후반 작업의 3단계로 간소화한 영상 제작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언제든 배우 교체도 가능하다. 피부색, 신체 사이즈, 헤어스타일, 의상 등을 바꿀 수 있고 표정 연기의 방향도 줄 수 있다. 거대한 설산이나 뉴욕의 지하철역, 우주 전쟁이 펼쳐지는 어떤 가상의 행성 등 상상하는 곳 어디든 배경으로 설정할 수 있다.

프로젝트D의 1차 타깃은 시나리오 작가, 감독,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 전공자, 아마추어 제작자들이다. 타깃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위해 현재 게임·영상·영화·소설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프로젝트D 개발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홍 대표는 “늦은 나이에도 영화를 시작할 수 있냐, 연출 공부를 시작해도 되냐는 질문들을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는데 프로젝트D를 활용하면 부담 없이 뭐든 만들어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원래 블루윈즈라는 게임사를 운영하다가 시나몬의 전신인 봉봉에 합류하게 됐다. 짧고 빠른 템포의 스토리에 대한 관심으로 2018년 ‘메이비(maybe)’라는 게임을 출시했다.

메이비는 네이버 웹툰의 유명 IP를 활용한 비주얼노벨 모바일 게임으로 매월 전 세계에서 20만 명의 유저가 사용하는 인기 앱으로 성장해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2021년 말부터 프로젝트D라는 더 큰 프로젝트에 도전하게 됐다.

홍 대표는 “프로젝트D를 전담할 새로운 팀을 꾸리고 네이버 웹툰, 알토스, 컴퍼니케이, 데브시스터즈, 글로벌브레인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누적 100억원 이상 투자금도 받았고 그사이 회사 직원은 70명으로 불어났다”고 밝혔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도 합류했다. 영화 킹덤·안시성·해적 등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리딩하며 덱스터·매드맨·위지윅 등 스튜디오에서 전문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FX(특수효과) 경력 20년 차의 연출 팀장, 블록체인 산업에서 게임 개발을 했던 베테랑 개발자, 영화와 서사 창작을 공부하고 다수의 웹소설 공모전 당선 이력과 출간 경험이 있는 시나리오 총괄 PD, 컨설팅 회사와 다양한 스타트업에서 경험을 쌓고 합류한 총괄 운영자 등 면면도 화려하다.

시나몬은 현재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 상시 채용을 하고 있다. 언리얼 클라이언트 개발자부터 개발 파트의 여러 분야, 디자이너, 영화, 드라마 기획자, 시나리오 작가, 애니메이터 등이 대상이다.

시나몬은 한정된 소수가 아닌 누구나 창작자가 될 기회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만든다. 시나몬의 중요한 운영 방침인 자율성을 토대로 만들어지고 있다. 콘텐트를 제작하는 팀을 세분화하고 각 팀과 구성원이 그들의 스타일에 맞게 인력을 구성하고 기간과 작업 방식을 정한다. 특정 구성원의 취향이 전체 결과물의 전부가 되지 않게 방지하기 위해서다.

결과물은 구성원이 아닌 유저에게 철저한 피드백을 받을 예정이다. 그래서 모든 의사 결정은 매출보다는 MAU(Monthly Activity User·월간 활성 사용자)가 중심이 된다.

홍 대표는 “웹툰 시장의 50%는 UGC가 정복했고, 영상 시장의 크기는 웹툰 시장의 30배 이상이고 점점 더 성장하고 있다”며 “5년 후, 프로젝트D는 창작자 모두가 애용하는 플랫폼이 되고 프로젝트D로 만든 작품이 아카데미 영화상도 탈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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