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진동, 지진난 줄 알았다"…'사상자 10명 에쓰오일' 외국계기업 첫 중대재해처벌법 조사

중앙일보

입력 2022.05.20 13:42

업데이트 2022.05.20 16:00

20일 오전 울산 울주군 에쓰오일(S-OIL) 온산공장. 소방당국이 전날 화재가 발생한 작업장 내 잔불을 정리하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었다. 폭발 당시 충격으로 인근 복지교육관 창문은 대부분 깨져 있었고, 창문 너머로 일부 천장이 내려앉은 복지교육관 내부가 보였다.

전날 오후 8시 51분쯤 온산공장에서는 엄청난 굉음과 진동을 동반한 폭발이 발생해 수십m 높이의 불기둥이 치솟았다. 에쓰오일에서 10여㎞ 떨어진 지점까지 진동이 전해지면서 일부 아파트에서는 “지진이 났다”며 주민들이 뛰쳐나오기도 했다. 이번 화재로 당시 작업 중이던 직원 등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망 1명, 중상 4명, 경상 5명이다.

소방당국과 에쓰오일에 따르면 화재는 에쓰오일 알킬레이션(휘발유 옥탄값을 높이는 첨가제) 추출 공정중C4컴프레셔 후단 밸브정비 과정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소방대원 298명, 소방차 56대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이날 낮 12시 현재 주불이 잡힌 상태로 소방당국은 탱크 내부의 가연성가스가 모두 빠져나올 수 있도록 조치했다.

20일 오전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에쓰오일 울산공장 한 건물 창문들이 전날 공장 안에서 발생한 폭발 충격으로 깨져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에쓰오일 울산공장 한 건물 창문들이 전날 공장 안에서 발생한 폭발 충격으로 깨져 있다. 연합뉴스

에쓰오일 측은 이날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어 “화재 사고로 사망하신 고인께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후세인 알-카타니 에쓰오일 대표이사는 “유가족께도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부상을 당하신 작업자들과 금번 사고로 심려를 끼친 주변 지역주민들께도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희 에쓰오일은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고, 사고의 수습과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 당국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며 “이번 사고에 의한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에쓰오일 측은 사고가 난 공장 시설에 대해 사고 원인이 밝혀지고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되기까지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또 이 기간에 석유제품의 내수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대책을 강구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또 사고가 발생한 에쓰오일 알킬레이션 추출 공정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안전을 위해 추가 작업중지 명령도 검토 중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산업재해수습본부를 구성해 관련 법 위반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19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 온산공단 에쓰오일 울산공장에서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 온산공단 에쓰오일 울산공장에서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50인 이상 사업장인 에쓰오일은 최대 주주가 사우디아라비아 기업인 아람코인 외국계 기업이다. 외국계 기업이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조사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 원 이상)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방지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번 사고로 다치거나 숨진 직원의 소속은 에쓰오일 5명, 협력업체 4명, 경비업체 1명 등이다.

경찰은 에쓰오일 울산공장 폭발·화재사고 수사전담팀을 편성하고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에 대해 수사할 방침이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화재 진화 후 현장 안전진단 등을 거쳐 화재 원인 파악에 나설 계획”이라며 “다음 주 중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현장 합동 감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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