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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 중·고교생 기말고사 본다…'예외적 외출' 허용

중앙일보

입력

코로나19 확진 학생도 이번 학기 기말고사부터는 등교해 직접 시험을 응시할 수 있게 된다. 지난 중간고사 때만 해도 확진 학생은 시험을 볼 수 없었다. 아직 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 의무가 해제되지 않았지만, 정부는 기말고사 기간 시험을 봐야 하는 학생들만 예외적으로 외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지난 3월 24일 오전 서울 용산고등학교 고3 교실에서 시험 시작에 앞서 학생들이 마무리 점검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3월 24일 오전 서울 용산고등학교 고3 교실에서 시험 시작에 앞서 학생들이 마무리 점검을 하고 있다. [뉴스1]

"등굣길만 예외…학원·독서실 안돼"

29일 교육부는 질병청과 협의해 이번 학기 기말고사 기간에 코로나19 자가격리 학생의 등교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의심 증상 학생은 원칙적으로 등교가 중지되지만, 학교별 기말고사 기간에 한해 예외적으로 등교 및 시험 응시가 가능하다.

교육부 지침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 학생은 학교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격리 고사실에서 시험을 보게 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격리 고사실이나 화장실은 별도 건물에 마련할 것을 권장했다”며 “단 학교 여건에 따라 건물 내 따로 분리 고사실을 마련하거나 화장실은 지정 칸을 두고 운영할 수 있다”고 했다. 화장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쉬는 시간도 늘릴 계획이다. 등·하교는 일반 학생과 확진 학생 간 5~10분 정도 시차를 두고 따로 하게 된다. 급식도 분리 고사실 내 본인 자리에서 먹는다.

격리 의무가 유지되는 상태에서 학교로 등교·시험 응시만 예외적으로 허용한 것인 만큼, 기말고사 기간이라도 확진 학생은 학원이나 독서실 등에 출입할 수 없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와 집을 제외하고 허용된 외부 동선은 집과 학교 간 등하굣길뿐”이라며 “이 부분이 엄격하게 지켜질 수 있도록 사전 교육도 철저히 할 예정”이라고 했다. 거주지와 다른 지역의 고등학교에 다니는 확진 학생의 이동 문제 등은 추가로 학교·학부모와 논의해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지난 3월 16일 서울 관악구 인헌중학교에서 한 학생이 코로나19대응 현장 이동형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지난 3월 16일 서울 관악구 인헌중학교에서 한 학생이 코로나19대응 현장 이동형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증상이 심각한 확진 학생은 결시가 가능하다. 의료기관에서 발행한 전문의 소견서, 진료확인서 등이 있으면 지난 중간고사 때와 마찬가지로 시험을 보는 대신 100% 인정점을 받을 수 있다. 인정점은 시험을 못 본 학생의 이전 또는 이후 시험 성적과 난이도를 바탕으로 환산한 점수다. 시험 첫날은 괜찮다가 이튿날부터 증상이 심각해질 경우 이튿날 시험 과목부터 인정점이 부여된다. 단, 의료기관 소견 없이 학생 본인이 증상을 호소하며 무작정 결시하면 인정점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학생 확진자가 급증했던 올해 초만 해도 교육부는 정부 당국의 격리 의무 지침이 해제되기 전까지 등교 시험을 허용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기말고사 응시 결정은 정부의 격리 의무 지침과 별도로 이뤄졌다. 방역당국은 당분간 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 의무를 유지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진자 및 확진 학생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반영한 결정이지만, 학부모·학생 사이에선 좀 더 일찍 확진자 응시 방안을 준비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 성동구의 중학생 학부모는 이모(49)씨는 “이런 식이라면 지난 중간고사도 코로나19 격리 학생에게 응시 기회를 줄 수 있었던 것 아니냐”며 “앞으로는 교육부가 행정적 판단을 할 때 학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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