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취식 손님 "내게 희망 준 분"…尹 찾은 국숫집 감동 사연

중앙일보

입력 2022.05.20 05:00

업데이트 2022.05.20 09:35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참모들과 찾은 서울 용산 삼각지 '옛집국수'는 40여년간 변함없는 맛으로 서민들의 사랑받아온 곳이다. 간판엔 '35년 전통'이라고 적혀있는데, 오래된 맛집이 으레 그렇듯 간판을 바꿔 달지 않았을 뿐이다.

'옛집국수' 주인 배혜자 할머니는 1981년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뜬 뒤 3남 1녀 자식들을 키울 일이 막막해 국숫집을 시작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점심 서울 용산 삼각지 인근 '옛집국수'를 찾아 식사를 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점심 서울 용산 삼각지 인근 '옛집국수'를 찾아 식사를 했다. [사진 대통령실]

연탄불에 끓인 멸칫국물에 말아내는 5000원짜리 잔치국수(온국수)가 이 집의 대표 메뉴다. 윤 대통령이 '픽'한 메뉴이기도 하다. 육수는 여수에서 공수한 멸치와 다시마를 사용해 4시간가량 우린다. 소면을 육수에 토렴한 뒤 채를 썬 다시마, 유부, 송송 썬 파를 올리고 다시 육수를 부어 낸다. '특별한' 국수는 아니지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멸칫국물이 일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점심 서울 용산 삼각지 인근 '옛집국수' 입구. [중앙포토]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점심 서울 용산 삼각지 인근 '옛집국수' 입구. [중앙포토]

서울 용산 삼각지 '옛집국수'. [카카오맵 캡처]

서울 용산 삼각지 '옛집국수'. [카카오맵 캡처]

이밖에 진한 콩국물의 콩국수(8000원), 야채가 듬뿍 들어간 비빔국수(5000원), 칼국수·수제비(6000원), 떡만두국(7000원), 국수로는 양이 차지 않는 손님들을 위해 함께 곁들여 먹을 김밥(3000원)도 있다. 윤 대통령과 함께 갔던 몇몇 참모들은 이 김밥을 추가로 시켜 국수와 함께 먹었다고 한다.

옛집국수는 20여년 전 IMF 외환위기 직후 '감동 사연'으로 여러 매체에 소개된 바 있다. 할머니의 과거 언론인터뷰를 종합하면 98년 겨울 새벽 6시쯤 40대 남성이 식당에 들어섰다.

할머니는 노숙자 행색의 남성에게 국수 한 그릇을 푸짐하게 말아줬고, 이 남성이 게 눈 감추듯 국수를 비우자 또 한 그릇을 말아줬다. 그릇을 다 비운 남성은 할머니에게 '냉수 한 그릇 떠달라'고 했고, 할머니가 물을 떠 오기 전 자취를 감췄다. 할머니는 "어차피 돈 받을 생각이 없었는데 뒤도 안 돌아보고 뛰길래 '넘어지면 다친 게 천천히 가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옛집국수의 '온국수'(잔치국수). [중앙포토]

옛집국수의 '온국수'(잔치국수). [중앙포토]

옛집국수의 '비빔국수'. [중앙포토]

옛집국수의 '비빔국수'. [중앙포토]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점심 서울 용산 삼각지 인근 '옛집국수'모습. 사장인 배혜자 할머니가 카운터를 지키고 있다. [사진 tvN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점심 서울 용산 삼각지 인근 '옛집국수'모습. 사장인 배혜자 할머니가 카운터를 지키고 있다. [사진 tvN 캡처]

이 남성은 몇 년 뒤 재기에 성공해 교포사업가가 됐고, TV 방송에서 이 식당이 소개되는 것을 보고 "'옛집' 주인 할머니는 IMF 시절 사업에 실패해 세상을 원망하던 나에게 삶의 희망과 용기를 준 분"이라고 방송국에 편지를 보내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한다.

배 할머니는 이 사연이 보도되며 식당이 유명세를 얻자 "배고픈 사람에게 국수 몇 그릇 말아 준 것 가지고 과분한 치사를 받았다"며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해 준 것만으로도 고맙고 감사한 일"이라고 과거 언론인터뷰에서 말한 바 있다. 지난 2016년 7월 tvN '수요미식회'에도 이 식당이 소개됐는데, 할머니의 아들이 대를 잇고 있었다.

옛집국수는 여수에서 공수한 멸치와 다시마를 사용해 연탄불에 육수를 우린다. [중앙포토]

옛집국수는 여수에서 공수한 멸치와 다시마를 사용해 연탄불에 육수를 우린다. [중앙포토]

옛집국수는 연탄불에 멸치 육수를 우린다. [사진 tvN캡처]

옛집국수는 연탄불에 멸치 육수를 우린다. [사진 tvN캡처]

옛집국수는 연탄불에 멸치 육수를 우린다. [사진 tvN캡처]

옛집국수는 연탄불에 멸치 육수를 우린다. [사진 tvN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엔 주변 골목에 사람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특히 옛집국수는 여름에도 찌는 더위도 잊은 채 몇십분씩 줄을 서던 곳이다.주변엔 서민들의 맛집으로 유명한 신림순대 곱창볶음, 오뚜기식당, 맛나네 김밥, 숯불나라 등이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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