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잡는 수는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8강전〉 ○ 신진서 9단 ● 한승주 9단

장면 11

장면 11

장면 ⑪=죽느냐, 사느냐. 죽으면 지고 살면 이기니까 인간의 계산법으로는 5대5다. AI는 다르다. 세밀하게 끝까지 계산을 해준다. 흑4로 끊었을 때 AI는 백의 승률을 99.2%, 20집 우세로 계산한다. 어떤 근거로 이런 수치가 나오는지 모르지만 한가지는 분명하다. 대마를 잡는 수는 없다는 얘기다. 신진서도 이미 사는 수를 보고 있었다. 백5의 절단이 날카로운 급소. 하변 흑을 위협하여 삶을 확보하는 좋은 수다.

참고도

참고도

◆참고도=하변이 살아야 하니까 흑1은 어쩔 수 없다. 백2로 단수했을 때가 문제다. 당연히 흑3으로 때려내야 맞지만 백4, 6, 8의 연속 선수로 대마는 간단히 두집을 낸다. 그래서 한승주는 차마 흑3으로 따낼 수 없었다.

실전진행

실전진행

◆실전진행=실전에서는 백2에 흑3으로 버텼다. 그냥 저항의 몸짓일 뿐 잡겠다는 의지도 이미 사라졌다. 백4로 빵 따내자 눈앞이 캄캄하다. 흑의 포위망은 사방이 너덜너덜해져 손 쓸 수 없게 됐다. 한승주는 아쉬움에 10여수 더 버티다가 항복했다. 모처럼 세계무대에 나선 한승주의 분투는 여기서 끝났다. 158수 백 불계승. 신진서는 4강에 올랐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