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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치검사가 출세한다고들 한다” 한동훈 “지난 3년이 가장 심했다고 생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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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 다음 날 단행한 인사에 대해 “할 만한 사람들이 중용됐다”는 평가와 함께 “한쪽으로 편중된 인사”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특수통’ ‘윤석열 사단’이 대거 요직에 복귀한 것을 두고서다.

지난 18일 법무부가 발표한 윤석열 정부 첫 검찰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윤 사단’ ‘특수통’의 전면 배치다. 검찰 2인자로 현재 공석인 검찰총장의 대행 역할을 해야 할 대검 차장검사에 이원석(사법연수원 27기) 제주지검장을 임명한 것을 비롯해 송경호(29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신자용(28기) 신임 법무부 검찰국장, 김유철(29기) 신임 대검 공공수사부장 등 주요 자리를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윤 사단’이 꿰찼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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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계 인사를 상대하는 특수수사는 주로 수사력이 뛰어난 검사들이 맡는다. 이 때문에 이번 인사를 두고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수사 역량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있다”(서울지역 부장검사)는 평이 따른다.

반면에 검찰 일각에선 박탈감을 느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수도권 부장검사는 “예상은 했지만 너무 심하다”며 “윤 대통령과 근무지가 겹치거나 특수수사를 해봤다는 경험이 인사 프리미엄이 됐다”고 말했다.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끼리끼리 인사가 부작용을 낳는다는 점을 한 장관도 알고 있을 거다. ‘비(非)윤’ 검사들을 중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도 윤 대통령 측근 중심의 “편향 인사”라고 비판했다. 1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이번 대검 인사가 납득하고 수긍할 수 있는 인사라고 평가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한 장관은 “능력과 공정을 기준으로 소신 인사를 했다”고 답했다. 이어 ‘정치검사가 출세한다는 시중의 통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지난 3년이 가장 심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잘못을 범하지 않기 위해 제가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검찰청법 35조는 검사 인사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할 때는 검찰인사위원회를 열 수 있도록 돼 있다. 또 같은 법 34조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하도록 돼 있다. 의무는 아니라고 하지만 이번 인사는 그와 같은 절차가 없이 진행됐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는 “한 장관이 문재인 정부의 검찰 인사를 비판했던 만큼 더 엄격하게 절차를 지켰어야 한다”며 “장관 취임 이튿날 속도전으로 인사를 단행했는데, 검찰공화국이란 우려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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