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유세 첫날, 여야는 이재명 후보가 보궐선거에 출마한 인천에서 정면으로 맞부딪혔다. 국민의힘은 “5월 19일을 뒤집으면 인천상륙작전이 감행된 9월 15일이다. 인천을 되찾겠다”(유정복 인천시장 후보)고 선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인천이 바로 이번 지방선거의 정치 1번지, 선거 1번지, 태풍의 핵”(윤호중 상임선대위원장)이라며 인천 사수를 다짐했다.
이날 양당 지도부 메시지는 대선 ‘시즌 2’를 방불케 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민주당은 유능한 일꾼론을 다시 꺼내들었다.
충청·수도권 석권 노리는 與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선거 캠프에서 열린 첫 중앙선대위 현장 회의에서 “지난 4년간 인천에서 일을 해야 했는데 못한 게 너무 많다”며 “유정복 (전) 시장 시절 아주 훌륭한 아이디어로 추진되던 인천발 KTX 문제가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굉장히 지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정부 실정을 부각하는 동시에, 지역 최대 현안인 교통 개발을 중앙정부와 유기적으로 매듭짓겠다는 ‘집권당 공약’이 이어졌다. 유 후보는 “현재 (민주당) 시장의 무지와 불통, 거짓으로 잃어버린 4년을 되찾고 초일류 도시 인천을 새로 만들어나가겠다”며 “경인 전철·경인고속도로를 지하화하고, 인천발 KTX, GTX-B, GTX-D, GTX-E를 조기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선 패배 직후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심판론’은 유세 첫날 더욱 거세졌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인천이 도피처냐. 나도 인천지검 특수부장으로 2년을 근무했지만 여기는 도피처가 못 된다. 인천은 정주(定住)하는 곳”이라며 “그런데 누가 도피해 왔나. 이거 단죄해야 한다. 인천을 이렇게 우습게 보면 안 된다. 왜 성남에 있다 경기도에 있다 인천으로 오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수도권 광역단체장 3곳(서울·경기·인천)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지방에서는 박빙이거나 열세인 충청·호남·강원·제주에 초반 당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제주도로 내려가 허향진 제주도지사 후보 출정식에 참석했다.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0시 충남 천안에서 당 지도부가 첫 유세를 시작한 것과 관련, “충청권, 수도권이 저희에게는 아주 핵심 전략 지역이라고 보기 때문에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라디오에서 말했다.
경기권 바닥 민심 다진 野
민주당은 인천만큼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광역단체장 선거는 물론, 이재명 후보가 출마한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당이 총체적 수렁에 빠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짙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출정식에서 “인천에서 이겨야 수도권에서 이기고, 수도권에서 이겨야 강원·충청에서도 이길 수 있다”며 “인천이 첫 출발지다. 인천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함께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국민들은 정권심판과 유능한 일꾼을 통한 삶과 미래 개척 두 가지 고민 속에서 결국 아슬아슬하게 정권심판을 택했다”며 “심판만 하면 소는 누가 키우냐. 소를 키울 일할 사람, 일할 정치집단이 꼭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시장 재선에 출마한 박남춘 후보도 “저는 인천 최초 2년 연속 공약이행평가 최고 등급인 SE등급을 받았다”며 “지방선거는 성과로 말하고 성적표로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역시 수도권이 가장 절박한 상황이다.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이날 인천 출정식 후 종일 수원과 용인, 하남, 구리를 차례로 돌며 경기도 집중 유세를 이어갔다.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전통적 험지인 TK(대구·경북)에 내려가 서재헌 대구시장, 임미애 경북도지사 지원 유세를 펼쳤다. 귀경길엔 민주당 대전시당에 들러 2030 여성 간담회도 참석한다.
6·1지방선거 유세는 이날부터 투표 전날인 31일까지 13일간 계속된다. 차량, 현수막 등을 이용한 현장 유세 외에 전화·문자·이메일·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유세도 한다. 공개장소 연설 대담은 오전 7시~오후 11시, 확성기 사용은 오전 7시~오후 9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