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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중 9대는 현대차·기아…국내 대형SUV 시장 독식

중앙일보

입력

현대차가 19일 팰리세이드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더 뉴 팰리세이드'(The new PALISADE)를 출시하고 판매를 개시했다.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차가 19일 팰리세이드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더 뉴 팰리세이드'(The new PALISADE)를 출시하고 판매를 개시했다. [사진 현대자동차]

수익성이 좋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시장 점유율이 9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네시스가 GV80을 출시했고, 경쟁 모델 판매량은 감소하면서다. 현대차가 19일 팰리세이드 부분변경 모델까지 출시하면서 이런 분위기는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19일 중앙일보가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국내 대형 SUV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시장 점유율은 95.7%를 기록했다(1~4월 누적 판매대수 기준). 팰리세이드가 1만7164대로 국산 대형 SUV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58.1%), 제네시스 GV80이 7370대로 25.0%였다. 기아 모하비는 같은 기간 3705대가 팔렸다.

국내 대형 SUV 연도별 판매대수. 그래픽 신재민 기자

국내 대형 SUV 연도별 판매대수. 그래픽 신재민 기자

절대 강자 팰리세이드, 출시 이후 인기 꾸준

제네시스 GV80은 올해 국내 시장에서 7370대가 팔리면서 시장점유율 25%를 기록했다. 사진은 GV80. [사진 EPA=연합뉴스]

제네시스 GV80은 올해 국내 시장에서 7370대가 팔리면서 시장점유율 25%를 기록했다. 사진은 GV80. [사진 EPA=연합뉴스]

이런 분위기는 현대차가 2018년 연말 팰리세이드를 출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팰리세이드는 매년 5만대 이상 팔리면서 대형 SUV 시장의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심지어 지난 18일까지 3년 5개월 동안 부분변경 모델조차 선보이지 않았지만 팰리세이드는 꾸준히 잘 팔렸다. 경쟁 차종 대비 넓은 실내 공간과 웅장한 디자인이 2인 이상 자녀를 둔 40대 남성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으면서다.

가격 대비 상품성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 부분변경 모델 출시 전까지 팰리세이드 익스클루시브 모델의 최저가는 3622만원부터였다. 4958만원부터 시작하는 모하비나 3737만원부터 시작하는 렉스턴보다 저렴하다. 심지어 중형 SUV인 현대차 싼타페(3156만~4321만원)나 기아 쏘렌토(2958만~4273만원)와도 가격대가 겹친다.

현대차그룹 집안싸움…점유율 81%→95%

기아가 지난 1월 선보인 대형 SUV '모하비'의 연식변경 모델. [사진 기아]

기아가 지난 1월 선보인 대형 SUV '모하비'의 연식변경 모델. [사진 기아]

현대차그룹의 시장 독식은 2020년 1월 제네시스 GV80이 등장하면서 더 공고해졌다. GV80은 출시 첫 해 3만4217대가 팔리면서 모하비를 넘어섰다. 그러자 기아도 가만있지 않았다. 지난 1월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이면서 추격에 나섰다. 안정적인 승차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차체와 차량 골격을 연결하는 섀시 프레임 마운트의 강성을 강화하고, 차체의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쇼크 앱소버)의 성능을 향상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던 팰리세이드는 18일 또 다시 부분변경 모델을 내놨다. 가격대(3868만~5069만원)가 다소 올라가긴 했지만, 흡음재 두께를 보강해 정숙성을 개선하고 고속도로 주행 보조 장치나 후방 주차 충돌 보조 장치 등 다양한 선택 사양을 추가했다.

쌍용차 렉스턴은 올해 들어 1145대가 팔렸지만, 2019년까지만 해도 기아 모하비 보다 많이 팔렸다. [사진 쌍용자동차]

쌍용차 렉스턴은 올해 들어 1145대가 팔렸지만, 2019년까지만 해도 기아 모하비 보다 많이 팔렸다. [사진 쌍용자동차]

현대차그룹이 ‘집안싸움’을 벌이는 동안, 2019년 81.8%였던 현대차·기아의 대형 SUV 시장 점유율은 올해 95%를 돌파했다. 2020년까지 연 1만대 이상 팔리던 쌍용차 렉스턴이 경영 정상화 과정을 거치는 동안 판매량이 감소했고, 한국GM의 트래버스도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출고 적체로 국내 도입 물량이 제한되면서다.

김용진 전 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서강대 교수)은 “국내 대형 SUV 시장에는 현대차·기아를 견제할만한 모델이 딱히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출고 적체를 유발하고 있는 반도체 수급난이 풀리면 현대차·기아의 대형 SUV 시장 독식은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GM이 국내에 수입해 판매하는 쉐보레 트래버스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출고가 적체되고 있다. [사진 한국GM]

한국GM이 국내에 수입해 판매하는 쉐보레 트래버스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출고가 적체되고 있다. [사진 한국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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