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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정부 "슈뢰더, 방 빼!"…친러 행보에 사무실 등 특전 박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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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환영하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오른쪽)의 모습. AP=연합뉴스

2005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환영하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오른쪽)의 모습. AP=연합뉴스

독일 정부가 국비로 지원해오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의 사무실을 폐쇄한다.

로이터·AP등 외신은 18일(현지시간) 올라프 숄츠 총리의 사회민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한 녹색당, 자유민주당 등 3당이 독일 연방 하원에 자리한 슈뢰더 전 총리의 사무실을 폐쇄하기 위한 절차를 밟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무실은 전직 국가수반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국비로 지원돼왔다. 하지만 사민당 등 3당은 슈뢰더 전 총리가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에도 친러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점을 더는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슈뢰더 전 총리는 개전 이후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친구’라고 부르며 친분을 유지해왔다. 그는 2017년부터 러시아 정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이사장직을 맡아 왔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에는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의 이사로 지명되기도 했다. 그가 러시아 기업으로부터 받는 임금은 87만 달러(약 11억원)에 달한다.

슈뢰더 전 총리는 지난 3월 푸틴 대통령을 모스크바에서 만났을 땐 종전을 끌어낼 중재자로서 기대를 모으기도 했지만 뚜렷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총리 시절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독일의 에너지 의존도를 높여 화를 키웠다는 비판 여론만 높아졌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앞서 방송 인터뷰에서 “푸틴을 위해 공개적으로 로비 활동을 하는 전직 총리가 여전히 납세자들의 돈으로 예우를 받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독일 정부는 전직 국가 지도자에 대한 예우로 슈뢰더 전 총리에게 연간 40만유로(한화 5억3000여만원)의 국비를 들여 사무실과 직원 등을 제공하고 있다. 로이터는 사무실 폐쇄 방침에 따라 각종 자료 파일들은 국가 기록 보관소로 넘겨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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