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당 분열·증오의 정당…공화당에 투표" 머스크 깜짝발언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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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현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미국 집권 여당인 민주당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야당인 공화당에 투표할 뜻을 밝혔다.

머스크는 18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난 과거 민주당에 투표했다. 왜냐하면 대체로 친근한 정당이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그들은 분열과 증오의 정당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때문에 나는 더이상 민주당을 지지할 수 없고 공화당에 투표할 것"이라며 "이제 나를 겨냥한 그들(민주당)의 비열한 계략이 펼쳐지는 것을 지켜보자"라고 덧붙였다.

[머스크 트위터 캡처]

이 트윗이 올라온 뒤 머스크가 지난 16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테크 콘퍼런스 행사에서도 '11월 중간선거 때 공화당을 찍겠다'고 말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머스크는 행사에서 "민주당이 노조에 의해 과도하게 통제되고 조 바이든 대통령도 노조에 붙잡혀있다"며, 자신이 인수하려는 SNS플랫폼 트위터가 "현시점에서 극좌 편향"이라 말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이어 공화당에 대해 '종교적인 광신 문화 등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일반적인 사람을 대변하지 않는 공화당 내 진영에서 나쁜 일이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그러면서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대해 "공화당과 민주당도 아닌 온건파"라고 했다고 한다.

공화당 소속 로런 보버트 하원의원은 머스크의 지지 선언에 "일론 (머스크)은 혼자가 아니다. 현재의 급진적인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고, 폴 고사 의원도 "일론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편 머스크는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뒤 민주당 정부와 각을 세워왔다. 특히 노동조합을 갖춘 자동차 기업 포드 등이 생산하는 전기차에 대한 추가 세제 혜택을 주는 정책과, 민주당 의원들이 '억만장자세' 도입을 논의하는 데 강력히 반발해왔다.

올해 들어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두고, 민주당 논객들이 '트위터가 공화당의 선전도구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양측의 갈등은 더욱 커졌다.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복원하겠다고 했다. 이에 바이든정부의 백악관은 "온라인 플랫폼이 허위정보의 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테슬라 본사를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공화당의 주요 근거지인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옮기기도 했다. 개인 주소지도 소득세가 없는 텍사스로 이전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