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리 CSIS소장 "바이든, 尹정부에 편안함…확장억제 믿음줘야"

중앙일보

입력 2022.05.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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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존 햄리 CSIS 소장. 변선구 기자

존 햄리 CSIS 소장. 변선구 기자

21일 윤석열 정부의 첫 한·미 정상회담은 향후 외교의 나침반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초석을 어떻게 쌓는지에 따라 한반도 외교의 설계도가 그려진다. 한·미 관계를 그간 지켜봐왔던 외교의 두 거물에게 물었다. 존 햄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과 에드윈 퓰너 미 헤리티지재단 설립자다. 햄리 소장과 퓰너 회장 모두 윤석열 정부의 출범에 기대감을 표하며 “이번 첫 한·미 정상회담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이달 초 워싱턴DC에서 진행했다.

[윤 정부 첫 한ㆍ미 정상회담]
워싱턴 외교 거물 2인의 제언

한·미 동맹에 기여한 공로가 큰 이들을 선정해 수여하는 밴 플리트 상의 올해 수상자 명단은 물음표를 불렀다. 수상자들의 자격 때문이 아니라, 아직도 이들이 수상자가 아니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주인공은 존 햄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 풍산그룹과 밴 플리트 상을 공동 수상한 그는 한·미 관계에 대한 내로라하는 핵심 전문가다. 중앙일보와 매년 진행하는 포럼에서도 그의 혜안은 빛을 발해왔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는 새로 출범한 한국 정부에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며 다음과 같은 조언을 전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은 뭐라고 보나.  
“현재 워싱턴DC (당국자들)의 분위기는 이렇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 상당한 편안함(comfortable with)을 느낀다. 윤 대통령이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해 표명한 어젠다와 그 기조들이 미국과 합치하기 때문이다. 한·미 관계는 매우 견고하며, 이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를 환영한다. 바이든 대통령 측도, 윤 대통령 측도 좋은 회담에 기대(anticipate)가 크다. 윤 대통령의 외교 정책 어젠다를 보면 큰 야심이 읽히는데, 이를 성취하기엔 물론 시간은 좀 걸리겠으나 한·미 관계가 공고하면 못 이룰 것도 없다. 이번 정상회담에 있어서 알맹이 없이 입에 발린(superficial) 기대감은 표할 필요가 없다. 좋은 회담이 될 것이다.”  
정상회담의 세 가지 핵심과제를 꼽아본다면.
“바이든 행정부와 윤 대통령의 당국자들은 이미 서로를 잘 아는 사이다. 그러나 아직 양측이 서로 각자에게 주어진 새로운 역할에서 보조를 맞춰 일을 해본 적이 없다는 점은 주의해야할 부분이다. 따라서 최우선 과제는 서로에 대한 믿음이 더욱 커질 수 있도록 인간적인 교류를 해서 관계를 수립하는 것이다. 그 다음 과제로는 물론 북한을 빼놓을 수 없다. 북한이 앞으로 도발 수위를 높이리라는 데 한·미 양국의 의견이 일치하며, 대응을 위한 긴밀한 협력을 해야 한다. 한국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방어 수준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으며, 그에 대한 초기 성격의 협력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것으로 판단한다. 북한이 한국에 대해 핵 공격을 할 경우 미국이 어디까지 확장억제를 할 것인지에 대한 한국의 믿음을 강화해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이 문제는 바로는 아니더라도 되도록 빨리 다뤄져야 한다.”
윤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평가는.  
“일각에서 윤 대통령이 외교 관련 공직 경험이 적다고 비판하지만, 대개의 경우 국가 지도자들은 외교보다 국내 정치에 더 많은 경험이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윤 대통령의 외교 관련 인선을 보면 걱정할 이유가 전무하다. 핵심 당국자들은 모두 윤 대통령을 도와 외교와 안보를 잘 이끌어갈 적임자들이다. 제대로 된 핵심 당국자들을 외교와 안보 요소에 두는 것은 어느 정부든 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매우 중요한 열쇠가 된다. 물론 윤 대통령은 국내 정치적으로도 산적한 문제들이 많을 것이지만 걱정할 것은 없다고 본다.”  
중앙일보-CSIS 포럼 2020에서 햄리(맨 왼쪽) CSIS 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중앙일보-CSIS 포럼 2020에서 햄리(맨 왼쪽) CSIS 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한·일 관계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미국 입장에선 한국과 일본이 서로 가까워지는 것을 보는 게 매우 중요하다. 미국 역시 (한·일 관계 회복을 위해) 모종의 특별한 행동과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실무 레벨에서의 관계 회복이 첫 단추가 되지 않을까 한다. 시간은 물론 걸릴 것이다. 양국 관계의 특성상, (팬데믹 등) 공공 의료 분야 및 긴급 대응 등 (비정치적) 분야에서 먼저 협조를 하면 어떨까 한다. 우리 모두 한·일 관계에 있어선 끈기를 갖고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미국이 한·일 관계 회복을 위해 할 역할은.  
“일단 의지는 굉장히 강력하다. 미국에겐 한국과 일본 모두가 필요하다.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 모두가 강하고 튼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양국 상호 관계가 건설적이어야 하며,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양국 모두가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과 일본은 모두 성공한 모범 국가들이며 민주주의와 자유경제가 정답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다. 한국과 일본이 당면 도전 과제를 함께 풀어나갈 수 있도록 미국은 역할을 할 용의가 충분하다. 한·미·일은 지금 신뢰와 안보 위협을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씨줄과 날줄을 갖고 있다. 그것을 엮어내는 행동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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