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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바이든·이재용 ‘반도체 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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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함께 만날지에 관심이 쏠린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백악관 반도체 공급망 점검 화상 회의에서 실리콘 웨이퍼를 들어 보이는 장면이다. [AP=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함께 만날지에 관심이 쏠린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백악관 반도체 공급망 점검 화상 회의에서 실리콘 웨이퍼를 들어 보이는 장면이다. [AP=연합뉴스]

오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삼성전자 평택공장 방문에 윤석열 대통령도 함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전초기지인 평택공장에서 만나게 된다면 ‘한·미 반도체 동맹’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20~22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일정에 관해 설명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삼성전자 평택공장 방문에 윤 대통령도 동행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잠정적인 일정은 경호 문제 때문에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행사가 개최될 경우 윤 대통령도 함께 자리해 같이 연설하고 근로자들과 환담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 평택공장을 방문하게 되면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의 반도체 공장을 직접 찾는 것이 된다. 한·미 양국 대통령의 방문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이 회사 최고 경영진이 18일 미리 현장을 둘러보고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 핵심 경영진은 이날 헬기를 이용해 평택공장을 찾아 정오부터 3시간가량 바이든 대통령 방문을 대비한 사전 점검 및 준비 작업을 했다. 이 부회장이 평택공장을 찾은 것은 지난해 1월 새해 첫 근무 일정으로 평택 2공장의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삼성은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의 공장 방문을 앞두고 회사 소개 부스를 마련하고, 리허설을 진행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평택공장 방문에 이 부회장이 동석하면, 이 부회장이 직접 반도체 생산 시설을 소개하고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한·미 양국의 공조를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D램·낸드 등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품을 생산하는 단일 규모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D램·낸드 등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품을 생산하는 단일 규모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초 취임 후 반도체 산업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백악관 주재 반도체 공급망 대책회의에 삼성전자를 연달아 초청하기도 했다. 또 삼성은 지난해 11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대규모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주요 산업의 공급망을 동맹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힘을 쏟아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하는 첫날 일정으로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라인인 삼성전자를 찾는다는 사실은 ‘경제안보’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도 당선인 시절인 지난달 7일 헬기를 타고 삼성전자 평택 이곳을 둘러보면서 “첨단 산업을 세계 일류로 키워 내겠다”고 첨단산업 육성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 인수위원회도 반도체 산업 육성을 새 정부 중요 과제로 꼽았다.

삼성전자 평택공장은 단일 반도체 생산라인 중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축구장 400개 넓이인 289만㎡의 부지에 2015년부터 조성됐다. 평택 1라인은 2017년 6월부터 양산을 시작했고, 2라인은 2018년 1월 착공해 2020년 처음으로 D램 제품을 출하했다. 현재 3라인이 연내 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4라인은 기초 공사가 진행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1월 방한 당시 헬기를 타고 평택 미군기지를 향하는 중 평택공장을 내려다보다가 “이런 걸 미국에 지었어야 했는데”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는 일화가 있다.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좌교수는 “미국이 경제 동맹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게 반도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식 ‘화웨이 제재’처럼 분쟁보다는 한국 정부와 기업에 자국 내 투자를 유도하면서 ‘우리 편’임을 과시하고 싶어한다. 한국으로선 몸값을 올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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