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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GPS의 10m 오차를 10㎝로 줄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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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군사 기술이 최첨단 사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넥스원이 개발 중인 수소연료전지 기반 ‘카고 드론’. [사진 각 사]

군사 기술이 최첨단 사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넥스원이 개발 중인 수소연료전지 기반 ‘카고 드론’. [사진 각 사]

#1.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달 항공영상분석 전문업체인 메이사와 손잡고 합작법인인 메이사 플래닛을 출범시켰다. 메이사는 2차원(2D)으로 촬영된 위성영상을 3차원(3D)으로 전환하는 엔진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KAI가 지난해 9월 지분 20%를 인수했다. 메이사 플래닛은 인공지능(AI)·빅데이터를 통해 도시계획 수립, 유동인구 예측, 작황·유가 예측, 도로 건설, 기상 예측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2. LIG넥스원은 무인기·드론 시스템 등 국방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고중량 화물 운송 드론(카고 드론)을 개발 중이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대형 드론으로,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를 동력원으로 사용해 200㎏ 이상의 화물을 싣고 시속 100㎞ 이상 속도로 비행할 수 있다. 내년에 축소기로 비행 성능을 검증한 뒤 2025년까지 개발을 완료해 국내 수송 드론 분야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방산기업의 ‘밀리 테크(군사 기술)’가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업으로선 군수(軍需)를 통해 확보한 기술력을 민수(민간 수요)로 확대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의도다.

김지찬 LIG넥스원 대표이사는 올 초 신년 메시지를 통해 “기술과 품질의 혁신, 수출과 민수 시장에서 탄탄하고 확실한 성장기반 조성은 우리가 만들고 풀어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화시스템이 오버에어와 개발 중인 에어택시 ‘버터플라이’. [사진 각 사]

한화시스템이 오버에어와 개발 중인 에어택시 ‘버터플라이’. [사진 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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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업계는 최첨단 기술 집약 산업인 우주항공 분야를 미래 첨단 산업의 ‘광맥’으로 보고 있다. 안영수 항공전략연구원장은 “방위 산업은 자주국방의 핵심축일 뿐 아니라 최첨단 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융합·제품화하며 테스트베드(시험대) 역할을 하는 미래 주도산업”이라고 말했다.

KAI(위성 본체)와 LIG넥스원(위성 탑재체)이 적극적으로 참여 의지를 밝히고 있는 한국형 위성항법 시스템(KPS)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으로 오는 2035년까지 총 3조7234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현재 한국은 미국 위성항법 시스템(GPS)를 활용하는데, 국내에선 10m 수준의 오차가 발생한다. KPS가 개발되면 그 100분의 1 수준인 ㎝ 단위로 오차 범위가 내려가 정확한 거리 측정이 가능해진다.

정병기 LIG넥스원 KPS개발단장은 “KPS는 향후 도심항공모빌리티(UAM)·자율주행·드론·로봇 등 정확도와 정밀도가 요구되는 무인화 산업에 적용이 되는 ICT 기반체계”라며 “향후 KPS를 기반으로 다양한 응용 서비스를 개발해 해외 시장에 수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KAI 역시 KPS 사업 참여를 통해 기술력을 확보해 향후 위성 수출까지도 넘보겠다는 구상이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 산업 규모는 2018년 3500억 달러(약 420조원)에서 2040년 1조1000억 달러(약 1320조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UAM·로봇·드론 등의 신사업에도 적극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와 한국형 전투기 보라매 등 우주항공 엔진 사업을 통해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UAM에 사용될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에 나선다.

다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영수 원장은 “국내는 방산 기술이 체계 종합(조립 기술) 중심으로 발전하다 보니 원천 기술 확보와 핵심 부품 국산화 측면에서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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