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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이냐 개혁이냐....다크 호스 우상호 부상에 긴장감 도는 국회의장 선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오는 24일 민주당 국회의장 경선에 도전하는 김진표 의원(왼쪽)과 조정식 의원. 김 의원이 조 의원보다 16살 많지만 선수는 5선으로 같다. 연합뉴스

오는 24일 민주당 국회의장 경선에 도전하는 김진표 의원(왼쪽)과 조정식 의원. 김 의원이 조 의원보다 16살 많지만 선수는 5선으로 같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4선의 우상호 의원(60·서울 서대문갑)이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당초 5선 김진표(75·경기 수원무)·조정식(59·경기 시흥을) 의원 사이에 간 양강 구도로 예상됐던 국회의장 후보 경선 구도에 변수가 생긴 것이다.

익명을 원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1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내 86그룹 및 초·재선들 사이에 신뢰를 받고 있는 우 의원이 뛰어들면서 친문그룹과 가까운 김 의원과 이재명계 좌장격인 조 의원 사이에 계파 대리전 구도가 흔들리게 됐다”며 “예측할 수 없는 이합집산이 경선 막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장은 본회의에서 의원 재적 과반수의 찬성으로 선출돼 167석인 민주당 경선의 승자가 사실상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확정된다. 민주당은 24일 의원총회에서 후보로 등록한 김진표·이상민·조정식·우상호(기호순) 의원 중 최다 득표자를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한다.

당내 의원 중 최연장자인 김 의원 측은 ‘당위론’을 앞세우고 있다. 2년 전 전반기 국회의장 선출 당시 경선을 포기하는 양보로 선수가 높은 박병석 의장(6선) 추대에 동의했던 만큼 이번에는 자신이 의장직을 맡는 게 순리라는 입장이다. 김 의원 지지그룹에선 우 의원의 경선 도전에 못마땅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 의원을 지지하는 3선 중진 의원은 “이번 경선은 원칙이냐 원칙 파기냐의 구도다”라며 “전반기 의장 선출 당시 박병석 의장에게 기회를 양보하도록 김 의원을 설득한 장본인인 우 의원이 의장 선거에 나온다는 건 정치 도의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도 “여·야의 고른 신뢰를 받는 김 의원 추대가 순리”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속한 친문그룹 모임인 ‘민주주의 4.0’과 SK계(정세균계)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김 의원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의원 시절 꾸렸던 ‘오징어회’(오래도록 징그럽게 어울리자) 멤버로, 두 사람 사이에 친분이 두텁다는 평가다.

다크호스 부상한 우상호…의원 모임 ‘더미래’가 기반

우상호 민주당 의원

우상호 민주당 의원

반면 ‘최다선 또는 최고령 선출’이란 관례를 깨고 등판한 우 의원은 ‘혁신론’을 앞세우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초선 의원은 “야당 국회의장은 개혁 성향이 강한 인물이 하는 게 맞다”며 “이미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우 의원의 도전을 관례를 이유로 비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와 옛 김근태계 의원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이 우 의원의 기반이다. 한 충청권 의원은 “계파색이 엷은 데다 총선 불출마 선언과 부동산 투기 의혹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당을 위해 희생한다는 평가를 얻어온 게 우 의원이 급부상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우상호·조정식 단일화가 변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18일 오전 인천시 동구 현대시장에서 시민·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18일 오전 인천시 동구 현대시장에서 시민·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 측의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조 의원의 기반은 이재명계와 ‘처럼회’ 등 당내 강경파 그룹이다. 중도 성향의 수도권 초선 의원은 “합리적인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던 조 의원이 대선 국면과 지난 경기지사 후보 경선을 거치면서 비타협적인 강경론자로 변신했다”며 “당내 확고한 기반을 갖게 됨과 동시에 중도 성향 의원들이 거리감을 느끼는 이유로 작용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조 의원은 경기지사 후보 경선과 맞물린 검수완박 국면에서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강경론을 주도했다. 조 의원을 지지하는 경기권 의원은 “지난 원내대표 선거 때와 같이 친문 대 이재명계의 구도가 짜여지면 조 의원에게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우상호 의원과 조정식 의원의 단일화 가능성도 막판 변수로 거론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우 의원과 조 의원 모두 결선 투표 없이 단순 다수제로 치러지는 경선에서 김 의원과 대등한 승부를 펼칠 수 있는 길은 단일화 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회의장 후보 경선과 함께 치러지는 야당 몫 부의장 경선에는 5선의 변재일 의원과 4선의 김영주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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