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화되는 '과학방역'…"전문가 중심 독립위원회 꾸리고 빅데이터 구축"

중앙일보

입력 2022.05.18 18:25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코로나19 선별검사소에서 시민이 PCR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코로나19 선별검사소에서 시민이 PCR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당국이 18일 새 정부가 추진하는 '과학 방역' 체계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과제들을 꺼내 들었다. 주요 대책으로는 ▶전문가 중심의 독립위원회 구성 ▶코로나19 관련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시설별 환기 가이드라인 마련 등이 포함됐다. 방역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부분이라면서도 용두사미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대본 “전문가 독립위원회·빅데이터 플랫폼 구축하겠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총괄조정관(복지부 2차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새 정부는 재유행을 대비해 출범 100일 이내에 과학 방역체계를 신속하게 마련하도록 하겠다”라며 “우선 전문가 중심의 독립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해 전문가의 의사결정이 반영되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생활방역위원회나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등을 통해 각종 방역 정책에 대한 전문가 자문을 구해왔으나 여러 분과가 혼재돼 있어 그 역할이 충분치 않았다는 판단이다. 당국은 앞으로 방역ㆍ의료 전문가로 구성된 독립위원회를 만들 계획이다. 다만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00일 로드맵에서는 대통령 직속으로 하겠다고 발표를 했었는데 그건 논의가 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국은 또 현재 분산돼 있는 코로나19 환자 정보와 진료 정보를 모아 ‘빅데이터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현재 감시ㆍ진단ㆍ역학 정보와 입퇴원ㆍ진료 기록, 재택치료ㆍ생활치료 정보, 병상 배정 정보 등은 각기 다른 시스템에 분산돼 있다. 이 총괄조정관은 “올해 말(12월)까지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통합해 연계하겠다”고 말했다.

방역당국 “시설별 환기 가이드라인 만들겠다”

일본 이화학연구소와 고베(神戶)대 연구팀 등이 지난 2020년 10월 13일 슈퍼컴퓨터 '후가쿠'(富岳)를 활용해 코로나19 환자가 4인용 식탁에 앉아 대화를 나눌 경우 타액에 의한 비말(飛沫) 확산 상황을 예측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일본 이화학연구소와 고베(神戶)대 연구팀 등이 지난 2020년 10월 13일 슈퍼컴퓨터 '후가쿠'(富岳)를 활용해 코로나19 환자가 4인용 식탁에 앉아 대화를 나눌 경우 타액에 의한 비말(飛沫) 확산 상황을 예측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더불어 집단감염의 원인으로 지목된 환기 부족 문제 해결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중대본은 우선 유치원과 어린이집, 학교 등 교육과 돌봄시설의 실내 공기 질 강화를 위해 공기정화장치 설치를 지원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산업부, 질병관리청 등이 포함된 부처 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질병관리청은 집단감염의 원인으로 지목된 주요 시설에 대해 환기 가이드라인을 만들 예정이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지난해에 연구 용역 결과를 반영해 시설별 환기 가이드라인을 담은 '슬기로운 환기 지침'이 발표된 바 있다”라며 “올해는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 취약시설을 중심으로 연구 용역을 발주할 계획인데 연구가 마무리되는 10월쯤 관련 지침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 “용두사미 안돼…대통령이 힘 실어줘야”

2021년 11월 5일 오후 울산시 남구 한 학원에서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들이 특별 방역 점검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 11월 5일 오후 울산시 남구 한 학원에서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들이 특별 방역 점검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방역 대책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언급된 과제들은 그동안 우리가 우선순위에서 낮게 생각했던 부분들”이라며 “지금 당장 유행 상황이 크지 않기 때문에 이런 상시적인 전략에 대한 논의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독립위원회 구성 필요성에 동의했다. 최근까지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온 김 교수는 “지금까지 있었던 위원회들은 사실 역할과 기능이 모호했다. 자문기구 성격이긴 하지만 전문적인 의견이 반영된다기보다 방역당국이 만들어온 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새로운 독립위원회가 구성된다면 기능이나 역할 부분이 좀 더 강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용두사미가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그냥 이름만 다른, 체면치레용의 위원회가 될 수 있다”라며 “결국 핵심은 결정권자가 얼마나 힘을 실어주느냐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수위에선 대통령 직속으로 한다고 했던 만큼 총리나 질병관리청 산하가 아니라 대통령 직속 기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