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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산업-동원엔터프라이즈 합병 기업 가치 "시가에서 자산으로" 변경

중앙일보

입력

동원그룹 CI

동원그룹 CI

동원그룹이 코스피 상장사 동원산업과 비상장사 동원엔터프라이즈 간 합병 비율을 바꾸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그동안 합병 비율 적절성을 놓고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반대 입장이 나왔다.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 비율을 기존 1대 3.8385530에서 1대 2.7023475로 변경했다. 양사 이사회는 이를 위해 동원산업의 합병가액을 기준 시가가 아닌 자산 가치를 기준으로 해서 종전 24만8961원에서 38만2140원으로 53.5% 상향 조정하기로 결의했다. 그만큼 동원산업 소액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커진다.

동원그룹은 지난달 7일 상장사인 동원산업과 비상장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을 추진하기 위한 ‘우회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이에 기관투자자들은 반대 입장을 내고 공동행동에 나섰다.

[자료 동원그룹]

[자료 동원그룹]

기관투자자 “주주 위해 합병비율 왜곡”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원그룹 창업주인 김재철 명예회장(24%)과 차남 김남정 부회장(68%) 등 총수 일가가 99.5%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동원산업은 동원엔터프라이즈가 63%를 보유하고 있지만 김 명예회장 부자의 보유지분은 없다. 이 때문에 총수 일가에게 유리한 합병비율을 산출해 상장사인 동원산업에 대한 오너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지적이 많았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와 강성부 KCGI 대표,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대표와 김봉기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등이 2019년 창립한 민간단체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일반 주주를 침탈하는 수준으로 합병 비율이 불공정하게 정해졌다”며 기자 간담회도 열었다. 당시 간담회에는 블래쉬자산운용‧이언투자자문‧타이거자산운용 등 기관도 동참했다.

포럼에 따르면 평가기준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종속기업인 동원시스템즈는 주가순자산비율(PBR) 2.6배, 5년 평균 지배손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34.2배로 동원산업의 PBR 0.6배, PER 6.7배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평가받았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동원산업의 주가는 저평가되고 상대 회사의 주가는 고평가됐다”며 “동원산업이 기준시가로 정한 주당 24만8961원은 회사의 주당순자산가치(38만2140원)보다 낮다”고 주장했다. 반면 동원그룹은 합병은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수 일가 지분율 낮아져 

합병비율 조정으로 총수 일가의 합병회사 지분율은 기존 안의 65.81%에서 58.64%로 7.17%포인트 낮아지게 됐다. 김남정 부회장은 종전 48.43%에서 43.15%로, 김재철 명예회장은 17.38%에서 15.49%로 지분율이 낮아진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합병 비율 변경 결정에 대해 “기업이 합병을 추진하면서 소액주주들의 요구를 반영해 합병 비율을 변경한 사례는 거의 드물다”며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결정됐다”고 전했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기존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동원산업에 흡수되고, 동원산업이 동원그룹의 사업지주회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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