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2만원에 배신했다…우크라 진지에만 미사일 쏟아진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2.05.18 17:18

업데이트 2022.05.19 17:39

#검은 긴팔 셔츠와 카고바지를 입은 남성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그 남성을 조심스럽게 뒤쫓던 요원이 "그가 여기있다"고 무전을 치자, 맞은편 도로에선 승합차가 튀어나왔다. 승합차에선 총을 든 요원 2명이 나왔고, 바닥에 엎드린 남성의 몸수색을 한 끝에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첩보영화를 방불케하는 4분 15초짜리 영상은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SBU)이 러시아에 자국 정보를 팔아넘긴 스파이를 검거하는 모습이다.

CNN은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SBU)이 러시아에 정보를 팔아넘긴 스파이를 검거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CNN캡처]

CNN은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SBU)이 러시아에 정보를 팔아넘긴 스파이를 검거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CNN캡처]

17일(현지시간) CNN은 동행 취재를 통해 SBU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 슬로뱐스크에서 스파이로 의심되는 한 남성을 현장에서 체포하는 장면을 포착해 방송했다.

SBU는 러시아군이 목표물을 정확히 조준하고, 공격성공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자국 내 첩보원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텔레그램 앱으로 스파이를 모집한 뒤 전쟁 관련 정보를 돈을 건네고 사는 방식이다.

러시아인 간첩을 검거하기 위해 빌딩에 진입한 SBU 요원. AP=연합뉴스

러시아인 간첩을 검거하기 위해 빌딩에 진입한 SBU 요원. AP=연합뉴스

지난 4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SBU에 검거된 러시아측 간첩. AP=연합뉴스

지난 4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SBU에 검거된 러시아측 간첩. AP=연합뉴스

현장에서 검거된 스파이는 러시아에 특정 위치 좌표나 전반적인 상황을 알려줬다고  털어놨다. 그의 휴대전화엔 우크라이나군 진지의 사진과 동영상, 좌표를 건네라는 러시아 측의 요구사항이 담겨있었다.

이 남성은 SBU 차량에 태워져 사라졌다. 검거 작전을 펼친 SBU 요원은 "러시아군의 미사일은 이런 범죄자들이 전송한 좌표로 온다"며 "사람들은 이 미사일 때문에 죽는다. 군인이 죽고 민간인이 죽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붙잡힌 남성이 우크라이나 서부 드니프로로 이송돼 재판을 받을 것이며, 스파이 활동이 입증되면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선고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쟁 초기만 해도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에 심어놓은 러시아인이 스파이 활동을 펼쳤지만, 이제는 돈 때문에 조국을 배신하는 '생계형 스파이'가 점점 늘고 있다. 이번에 붙잡힌 남성의 경우 표적 정보를 넘긴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받기로 한 돈이 단돈 500흐리우냐(약 2만원)였다. SBU는 하루 한두 차례 이같은 스파이 검거 작전을 펼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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