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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국내 전기차에 21조 투자…2030년 144만 대 생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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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그룹이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공장 신·증설, 연구개발, 충전 인프라 확충 등 전 분야에 21조원을 투자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투자가 완료되면 울산·아산·화성·광주 등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물량은 연 144만 대로 늘어난다. 올해 국내 전기차 생산량 목표 대수가 35만 대이니 향후 8년 내 네 배로 커지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의 국내외 전기차 생산 현황과 생산 계획. 그래픽 차준홍 기자

현대차그룹의 국내외 전기차 생산 현황과 생산 계획. 그래픽 차준홍 기자

기아, PBV 전용 공장 설립…25년 만에 신설

기아의 목적 기반 차량(PBV) 콘셉트카. [사진 기아]

기아의 목적 기반 차량(PBV) 콘셉트카. [사진 기아]

투자금은 일단 전기차 생산능력을 키우는 데 대거 투입된다. 기아 화성공장 6만6000㎡(약 2만 평)의 부지에 수천억원을 들여 연간 최대 15만 대 생산능력을 갖춘 신개념 목적기반차량(PBV) 공장을 세운다.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5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다. 기아가 국내 공장을 신설하는 것은 25년 만에 처음이다.

PBV는 이름 그대로 사용 목적이 뚜렷한 운송수단을 뜻한다. 기존 자동차가 운전자를 중심으로 설계했다면, PBV는 디자인과 실내공간을 변형할 수 있도록 제작한다. 차량이 스스로 이동하거나 여객을 운송하고, 물건을 배송하는 등 별도 목적이 존재하는 차량이다. 전기차 기반 PBV는 자율주행 기술과 결합해 로보택시나 무인화물 운송 등 미래 이동수단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기아는 일단 화성공장에서 중형급 크기의 PBV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후 생활용품을 배송하는 소형급 무인 자율주행 PBV를 출시하고, 추후 이동형 사무실이나 물류창고로 활용이 가능한 대형 PBV를 선보일 계획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단기적으로 PBV 신시장을 개척하고, 중장기적으로 전 세계에 PBV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공장을 신설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국내 전기차 분야 투자 계획. 그래픽 김영옥 기자

현대차그룹 국내 전기차 분야 투자 계획. 그래픽 김영옥 기자

생산→R&D→인프라 선순환 기대

기아 오토랜드 화성의 기아 EV6 생산 라인. [사진 기아]

기아 오토랜드 화성의 기아 EV6 생산 라인. [사진 기아]

현대차그룹의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고안한 유연 생산 시스템과 맞춤형 물류 시스템, 디지털 제조 시스템도 국내에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을 증설하거나 전기차-내연기관차 혼류 생산 시스템을 구축한다. 혼류 생산은 주문 상황에 따라 자동차 모델별 생산량을 조절하는 생산방식이다.

전기차 R&D에 투입하는 자금도 늘린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차량을 늘리고, 전기차 성능의 핵심인 배터리·모터 시스템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다.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 선택을 좌우하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현대차는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초고속 충전 인프라 이피트(E-pit).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 초고속 충전 인프라 이피트(E-pit). [사진 현대차그룹]

이 밖에 전기차 보급의 핵심 기반인 전기차 충전기와 전기차 고객 전용 서비스도 투자 대상에 포함했다. 현대차는 롯데그룹·KB자산운용과 전기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최대 200㎾급 충전기를 임대하는 사업 모델을 개발한다. 2025년까지 전국 주요 도심에 초고속 충전기 5000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 같은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12%를 기록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국내·외를 모두 더하면 전기차 생산 목표는 323만 대다. 계획대로 투자가 집행되면 전체 생산 대수의 절반가량(45%)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국내 투자 방안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현대차노조)의 반발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오는 20~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중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안현호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은 이날 오전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노사협상에서 “국내 공장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없으면 지부장으로서 결단하겠다”고 사측에 경고하기도 했다. 현대차 노사는 단체협약을 통해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서로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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