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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한글워드 만드는 한컴, 인공위성 쏜다는데…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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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컴퓨터 자회사 한컴인스페이스는 오는 25일 민간위성을 발사한다. [사진 한글과컴퓨터]

한글과컴퓨터 자회사 한컴인스페이스는 오는 25일 민간위성을 발사한다. [사진 한글과컴퓨터]

워드프로세서 ‘한글’ 개발사인 한글과컴퓨터가 인공위성을 발사한다.

무슨 일이야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는 오는 25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국내 첫 지구 관측용 민간위성인 ‘세종1호(Sejong-1)’를 발사한다고 18일 밝혔다. 세종 1호는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로켓 팰컨에 실려 지상 500km 위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원래 다음 달 1일 발사 예정이었으나 현지 날씨 여건을 고려해 일정을 당겼다”고 설명했다.

세종1호는 어떤 위성?

● 무게 10.8kg의 나노급 초소형 저궤도 인공위성이다. 통상 50㎏이하를 초소형 인공위성으로 분류하는데, 세종1호는 크기를 더 줄여 관측에 최적화했다. 미국의 우주 데이터기업 스파이어 글로벌(Spire Global)이 제작했다.
● 지상 500㎞ 위 궤도에서 약 90분에 한 번 주기로 지구를 돌며, 관측 카메라로 영상 데이터를 수집한다.

한컴이 왜 인공위성을? 

소프트웨어 기업인 한컴이 인공위성을 쏘려는 이유는 지구 관측 영상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컴이 2020년 인수한 자회사 한컴인스페이스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출신들이 만든 인공지능(AI) 기반 위성·드론 영상 분석 회사. 드론을 띄워 찍은 영상, 지상에 설치된 초고해상도 CCTV 촬영 영상을 주로 분석해왔다. 앞으로는 인공위성에서 찍은 지구 영상도 포함해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는 “총알보다 빠른 초속 7㎞로 이동하는 인공위성에서 찍기 때문에 영상을 보정하는 기술력이 중요하다”며 “기존엔 해외 인공위성 영상을 구매해서 썼는데 앞으론 직접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글과컴퓨터는 국내 첫 지구관측용 민간위성인 ‘세종1호(Sejong-1)’를 오는 25일 (미국시간 기준) 발사한다.

한글과컴퓨터는 국내 첫 지구관측용 민간위성인 ‘세종1호(Sejong-1)’를 오는 25일 (미국시간 기준) 발사한다.

인공위성 영상, 어디에 써?  

● 초소형 인공위성이 찍은 영상은 사용처가 무궁무진하다. 안보·군사 분야부터 농업, 환경 분야까지 다양하다. 같은 지역을 시간대별로 촬영할 수 있어서 변화를 파악하는 데 적합하다. 예컨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위성으로 접경지역 러시아군의 이동 움직임을 촬영해 추후 상황을 예측하는 식이다. 농업 분야에선 작황 예측도 가능하다. 물 댄 논을 파악해 수확량이 얼마나 될지 파악하고, 익은 벼잎의 색감을 보고 풍년일지 흉년일지 가늠한다. 농산물 선물시장 거래를 하는 보험회사 등에는 수익률을 좌우할 필수 정보다. 같은 원리로 해양 양식장, 산림 상태정보 등도 파악할 수 있다. 이 분야 글로벌 선두주자인 미국 플래닛랩스는 200개 이상의 인공위성을 운영한다.

● 글로벌 위성 영상 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과거엔 비싼 발사 비용 때문에 한계가 있었지만, 최근엔 스페이스X 같은 민간 우주 기업의 등장으로 비용이 기존 대비 10분의 1로 낮아져 대중화에 속도가 붙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는 글로벌 위성 영상 시장이 2020년 26억 달러(3조 3000억원)에서 2030년 73억 달러(9조 3000억원)로 3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컴인스페이스가 위성사진을 통해 국내 벼농사 작황을 분석한 화면. [사진 한글과컴퓨터]

한컴인스페이스가 위성사진을 통해 국내 벼농사 작황을 분석한 화면. [사진 한글과컴퓨터]

앞으로 한컴은?

한컴은 세종-1호를 시작으로 2024년까지 총 5기의 인공위성을 순차적으로 발사할 계획이다. 초소형 인공위성 및 탑재체를 직접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 최명진 대표는 “우주-항공-지상을 모두 커버하는 영상 데이터 서비스 벨트를 구축할 것”이라며 “5년 내 50기 이상 군집위성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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