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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에 배달 늘어나자…교통사고 사망 6명 중 1명이 이륜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22 안전이 생명이다③ 

17일 서울 강남 운전면허 실기시험장. 오전 10시부터 대기하던 14대의 오토바이가 한 대씩 출발했다. 이들 대부분은 이른바 ‘라이더’로 이곳에선 오토바이 교통안전체험교육이 진행됐다. 강사가 올바른 주행자세와 운전 방법을 시범 보이면 교육생이 차례로 따라하는 식이다. 노란색 조끼는 오토바이 운전 경력 1년 미만, 파란색 조끼는 경력 1년 이상에게 주어졌다.

17일 오전 서울 강남 운전면허 실기시험장에 교통안전체험교육을 받기 위해 14명이 몰렸다. 강사로부터 설명을 들은 뒤 올바른 주행자세를 연습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 한국교통안전공단]

17일 오전 서울 강남 운전면허 실기시험장에 교통안전체험교육을 받기 위해 14명이 몰렸다. 강사로부터 설명을 들은 뒤 올바른 주행자세를 연습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 한국교통안전공단]

이날 교육에선 다리를 모으고, 허리를 펴야 한다는 지적이 가장 많이 나왔다. 오토바이의 무게중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해서다. 교육생들은 3시간에 걸친 교육이 끝나고 “바이크를 어려서부터 탔는데 처음 배우는 게 많았다”거나 “몇 천원 더 벌자고 목숨 버리는 짓은 절대 안 하겠다”는 반응을 내놨다. 교육은 27일까지 한국교통안전공단과 서울시 공동으로 27일까지 진행된다.

사고 주는데, 이륜차 사망 비율 는다

배달원이 늘면서 오토바이 사고로 인한 사망 위험도 커지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이 대대적 교육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중 이륜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총 2900명(잠정)이다. 이 가운데 457명(15.7%)이 이륜차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지난해 8월 선릉역 인근 도로에서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가 뒤에 있던 23t 화물차에 치여 숨진 사고도 오토바이의 위험성을 보여준다. 당시 오토바이는 대형 트럭 바로 앞에서 신호를 대기했는데 높이가 낮은 이륜차 특성상 트럭 운전자에겐 보이지 않았다. 이날 교육에선 사각지대의 위험성도 강조됐다.

2017년만 해도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자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5%였다. 4년 새 2.2%포인트가 늘었다. 2017년부터 이륜차 사고 사망자 비중은 매년 증가하다가 2020년 17%로 정점에 달했다. 지난해엔 이보다 소폭 감소했다지만 자동차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한국은 관련 통계가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5번째로 인구 10만명당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자가 많이 나오고 있다.

배달원 역대 최대…위험도 커져

코로나19 확산 이후 배달업이 성장하면서 배달원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어난 영향이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배달원 수는 42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8000명(9.7%) 늘었다. 특히 신규 진입하는 배달업 종사자는 오토바이 운행 경험이 적어 위험이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심 최대속도 제한과 차량 안전성 강화 등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 보행자‧승용차 등의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이 이 기간 크게 줄면서 오토바이 사망자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는 뜻이다. 이륜차는 특성상 승용차에 비해 사고 시 죽거나 다칠 확률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2020년 기준으로 이륜차 사고의 사상 확률은 33.7%로, 승용차(28.6%)보다 높았다. 사망자 비율로만 보면 이륜차 사고에선 2.5%가 사망했고, 승용차 사고 사망자는 1%에 불과했다. 이륜차의 치사율이 2.5배에 달한다.

조성진 한국교통안전공단 서울본부 부장은 “2019년과 2020년에 특히 이륜차 등록 대수가 많이 늘었다. 배달 앱이 유행하면서 라이더가 많아진 게 사고 현황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며 “이륜차는 승용차에 비해 충격 흡수에 한계가 있어 사고가 나면 크게 다칠 가능성이 큰 만큼 운전자 주의도 각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중앙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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