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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졸업 이후 11년만에 포수로 나선 두산 내야수 김민혁

중앙일보

입력

포수로 급히 나선 두산 내야수 김민혁. [연합뉴스]

포수로 급히 나선 두산 내야수 김민혁. [연합뉴스]

기다렸던 시즌 첫 1군 경기. 하지만 갑작스럽게 포수 마스크를 써야 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내야수 김민혁(26)이 11년 만에 포수로 그라운드에 섰다.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경기 6회 말. 두산 벤치는 갑작스럽게 바빠졌다. 포수 박유연이 타석에서 SSG 투수 이반 노바의 공에 왼 손등을 맞았기 때문이다. 선발 출전한 박세혁 대신 교체로 들어간 박유연은 1루로 걸어나갔으나, 결국 7회 초 수비에서 빠졌다.

박유연 자리에 들어간 건 김민혁이었다. 두산 엔트리 28명 중 포수는 두 명 뿐이었기 때문이다. 2016년 두산에 입단해 2017년 1군에 데뷔한 김민혁이 포수로 나선 건 이날이 처음이다. 김민혁은 광주 대성초와 동성중 시절엔 포수로도 뛰었다. 하지만 동성고 진학 후엔 1루수와 3루수로만 나섰다. 프로에서도 내야수로만 출전했다.

포수로 급히 나선 두산 내야수 김민혁. [뉴스1]

포수로 급히 나선 두산 내야수 김민혁. [뉴스1]

4번 타자 김재환이 데뷔 초엔 포수로 뛰었지만 2014년 이후엔 외야수로만 나섰다. 이날 경기는 지명타자로 나서고 있어, 김재환이 포수로 들어가면 투수가 타격을 해야하기도 했다.

초보 포수 김민혁은 7회 초 투수 김명신의 포크볼을 받지 못했다. 그 사이 1루 주자가 2루까지 갔다. 기록은 폭투. 1사 3루 추신수 타석 때도 포크볼을 빠트려 낫아웃으로 타자를 살려보내면서 실점까지 허용했다. 전문 포수와 같은 수비를 기대하긴 어려웠다.

하지만 김민혁은 8회와 9회를 힘겹게 버텨냈다. 경기 분위기도 바뀌었다. 5-0로 끌려가던 두산은 8회 말 SSG 불펜진을 두들겨 9-9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11회 초엔 백네트 가까이로 날아간 파울플라이까지 잡아냈다. 두산은 끝내 이기진 못했지만 9-9로 비겼다. 4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리며 포수로까지 활약한 김민혁에겐 잊을 수 없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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