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한의사가 건넨 '최고의 보약'…홧병도 씻은 듯이 사라진다 [백성호의 한줄명상]

중앙일보

입력 2022.05.18 05:00

업데이트 2022.05.1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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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보약은  감사하는 마음”

#풍경1

동양 종교에서는
사람을 ‘소우주’라고 봅니다.
비단 종교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한의학에서도 사람의 몸을
‘소우주’라고 봅니다.
한의학은 동양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으니까요.

손흥도 교무는 “욕심을 내려놓고, 긴장을 풀면서 이완할 때 소우주인 나의 몸이 대우주에 접속된다. 그 자체가 엄청난 충전이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손흥도 교무는 “욕심을 내려놓고, 긴장을 풀면서 이완할 때 소우주인 나의 몸이 대우주에 접속된다. 그 자체가 엄청난 충전이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원불교 손흥도(73) 교무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명의로 통하는 그는
종교인이자 한의사입니다.
원광대 한의과대 학장도 역임했습니다.

손 교무는 사람의 몸과 우주가
어떻게 닮았는지
하나씩 짚어가며 설명했습니다.

  “사람의 머리가 둥근 것은
   하늘을 본받았고.
   발이 모난 것은
   땅을 본받았기 때문이다.”

인체의 가장 위인 머리와
가장 아래인 발이
하늘과 땅을 닮은 것이라 했습니다.

하늘과 땅.
그럼 그 사이에 있는 것들은
어떻게 닮았을까요.
머리와 발바닥,
그 사이에 있는 것들 말입니다.
인체의 오장육부 말입니다.

#풍경2

손흥도 교무는 그에 대한 답을
이렇게 풀었습니다.

원불교 손흥도 교무는 건강의 첫 조건으로 육신의 움직임을 강조했다. "몸에 맞는 적절한 운동을 통해 오장육부의 기와 혈을 다스려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원불교 손흥도 교무는 건강의 첫 조건으로 육신의 움직임을 강조했다. "몸에 맞는 적절한 운동을 통해 오장육부의 기와 혈을 다스려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하늘에는 사시(四時)가 있고
   사람에게는 사지(四肢가 있다.”

듣고 보니 그렇습니다.
하늘에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의 사시(四時)가 있듯이,
사람에게는
두 팔과 두 다리를 합해 사지(四肢)가 있습니다.

  “하늘에는 오행이 있고,
   사람에게는 오장이 있다.
   하늘에게는 육극이 있고.
   사람에게는 육부가 있다.”

우주 만물을 이루는 구성 요소가
금(金), 수(水), 목(木), 화(火), 토(土)의
오행(五行)이듯이,
사람의 몸을 이루는 내장은
간장, 심장, 비장, 폐장, 신장의
오장(五臟)으로 돼 있습니다.

원손흥도 교무는 "사람 몸의 오장육부는 우주를 닮았다. 그래서 사람을 소우주라고 본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원손흥도 교무는 "사람 몸의 오장육부는 우주를 닮았다. 그래서 사람을 소우주라고 본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동양에서는 하늘과 땅,
그리고 동서남북 사방을 합해
육극(六極)이라 부릅니다.
이런 우주를 닮은 사람의 배 안에는
위, 큰창자, 작은창자, 쓸개, 방광, 삼초의
육부(六腑)가 있습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손 교무는 사람 몸의 뼈도
우주를 닮았다고 했습니다.

  “하늘에는 365도가 있고
   사람에게는 365 골절이 있다.”

#풍경3

사람의 몸이 우주를 닮았다,
그게 뜻하는 바가 뭘까요.
간단합니다.
우주가 돌아가는 이치대로
사람의 몸도 돌아가라는 뜻입니다.
그게 자연스러우니까요.

손흥도 교무는 "봄이 가고 여름이 올 때는 막히는 법이 없다. 계절은 그렇게 막힘 없이 돈다. 사람의 몸과 마음도 그렇게 막힘 없이 흘러야 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손흥도 교무는 "봄이 가고 여름이 올 때는 막히는 법이 없다. 계절은 그렇게 막힘 없이 돈다. 사람의 몸과 마음도 그렇게 막힘 없이 흘러야 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손 교무는 무엇보다
“막힘 없이 흘러라”고 했습니다.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 사이에는
막힘이 없습니다.
계절과 계절이 오갈 때를 보세요.
아무런 막힘이 없습니다.
하늘과 땅 사이도 그렇습니다.
자연에도, 하늘에도, 우주에도
아무런 막힘이 없습니다.
그저 자연스럽게 통하고.
자연스럽게 흐를 뿐입니다.

손 교무는 사람도 그렇다고 했습니다.

  “막힐 때 사람에게는 병이 온다.
   몸도 그렇고, 마음도 그렇다.
   막히면 병이 생긴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그렇지 않나.
   소통이 안 되고 막히면
   우울증이 오게 마련이다.
   그래서 통해야 한다.
   통하고 흘러야 한다.”

서울 종로구 보화당한의원의 손흥도 교무 진료실에는 '영육쌍전(靈肉雙全)'이라는 글귀가 걸려있다. 몸과 마음이 서로 응하고, 서로 온전해야 한다는 원불교의 가르침이다. [중앙포토]

서울 종로구 보화당한의원의 손흥도 교무 진료실에는 '영육쌍전(靈肉雙全)'이라는 글귀가 걸려있다. 몸과 마음이 서로 응하고, 서로 온전해야 한다는 원불교의 가르침이다. [중앙포토]

말은 쉽습니다.
막힘 없이 살고도 싶습니다.
그런데 어떡해야 할까요.
막힘 없이 살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손 교무는 한의원(원불교 운영) 바깥에 있는
종로 5가의 가로수를 가리켰습니다.

  “저 밖에 서 있는 가로수들을 보세요.
   버스가 내뱉는 메케한 매연 속에
   서 있는데도 말이 없습니다.
   왜 하필 나는 여기에 심어졌을까,
   왜 하필 바람이 많은 곳에 심어졌을까,
   왜 하필 매연 속에 심어졌을까.
   그런 원망이 없습니다.
   자연은 그렇습니다.
   우주는 그렇습니다.”

손 교무는 그것을 “지혜”라고 불렀습니다.

  “삶의 시련은 항상
   내가 견딜 수 있을 만큼 오는 겁니다.
   거센 바람이 지나가면
   나무는 더 튼실해집니다.
   그런데 이미 지나간 시련을
   가슴 속에 원망으로 안고 있으면
   막히게 됩니다.
   몸도 막히고,
   마음도 막히게 됩니다.
   그래서 병이 생깁니다.”

손흥도 교무는 "걷거나 뛰면서 땅바닥을 많이 밟아야 우리 몸에 물의 기운이 충전된다. 그래야 머리로 올라간 뜨거운 기운을 아래로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포토]

손흥도 교무는 "걷거나 뛰면서 땅바닥을 많이 밟아야 우리 몸에 물의 기운이 충전된다. 그래야 머리로 올라간 뜨거운 기운을 아래로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포토]

#풍경4

그래도 물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떡해야 하는지,
막히지 않는 방법을 하나
일러달라고 했습니다.

손 교무는 ‘최고의 보약’이라며
주머니를 하나 건넸습니다.
다름 아닌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
   최고의 보약입니다.”

그게 마음도 치유하고.
몸도 치유한다고 했습니다.

이 말끝에 손 교무는 시소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한쪽이 올라가면,
다른 쪽이 내려오는
놀이터의 시소 말입니다.

  “사람 몸에는 물의 기운(水氣)과
   불의 기운(火氣)이 있다.
   둘이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가령 화를 내면
   불의 기운이 머리 위로 올라간다.
   그때 물의 기운을 잘 채워야
   불의 기운이 아래로 내려온다.
   그래야 균형을 찾게 된다.”

손흥도 교무의 진료실 컴퓨터 바탕화면에 원불교를 창시한 소태산 대종사의 사진이 띄워져 있었다. "몸과 마음을 모두 온전히 하라"는 말은 소태산 대종사의 가르침이다. [중앙포토]

손흥도 교무의 진료실 컴퓨터 바탕화면에 원불교를 창시한 소태산 대종사의 사진이 띄워져 있었다. "몸과 마음을 모두 온전히 하라"는 말은 소태산 대종사의 가르침이다. [중앙포토]

어떡해야 물의 기운을 채울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손 교무는 “땅을 많이 밟으라”고 했습니다.

  “땅에는 우주의 지기(地氣)가 있다.
   사람이 땅을 밟으면
   그 기운이 채워진다.
   그게 물의 기운(水氣)이다.
   화가 나서 머리가 뜨거울 때
   땅바닥을 걸어보라.
   좀 지나면 머리의 뜨거운 기운이
   아래로 내려간다.
   수기(水氣)가 화기(火氣)를
   밑으로 끌어내린다.
   사람은 땅을 밟으며 수기를 충전한다.
   사람의 발바닥은
   수기를 충전하는 통로다.”

우리는 출근할 때 차를 탑니다.
사무실에 올라갈 때는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퇴근할 때도 차를 탑니다.
현대인에게는 땅 밟는 시간이
참 모자랍니다.
손 교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현대인은 땅을 디디는 시간이
   너무 짧다.
   오죽하면 날아다니는 새보다
   땅 밟는 시간이 더 적다고 하겠나.
   그래서 걷거나 뛰는 운동이
   필요하다.
   그걸 통해 수기(水氣)를 충전해야 한다.
   그래야 몸의 시소가 균형을 찾는다.”

손흥도 교무는 "현대인은 이동할 때 차를 많이 탄다. 오죽하면 날아다니는 새보다 땅 밟는 시간이 더 적다고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손흥도 교무는 "현대인은 이동할 때 차를 많이 탄다. 오죽하면 날아다니는 새보다 땅 밟는 시간이 더 적다고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풍경5

손 교무의 설명을 듣다 보니
‘감사하는 마음’이야말로
마음의 물기운(水氣)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가 나고
짜증 나고
지루하고
우울할 때,
우리의 삶에는
무겁고 찜찜한 안개가 가득 낍니다.
앞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무언가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가질 때
이 모든 안개가 한순간에
사라집니다.
거짓말처럼 말입니다.

그러니 ‘감사한 마음’이야말로
마음의 수기(水氣)가 아닐까요.
아무리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우리의 삶이 균형을 찾아가게 하니까요.

손흥도 교무는 "마음이 가면 기운이 따라온다. 기운이 가면 혈도 따라온다. 마음 잘 쓰는 것이 사람 건강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손흥도 교무는 "마음이 가면 기운이 따라온다. 기운이 가면 혈도 따라온다. 마음 잘 쓰는 것이 사람 건강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손흥도 교무는 이렇게 짚었습니다.

  “아무리 빼어난 침술이나 뜸술도
   마음을 잘 다스리는 건강법에는
   비할 수가 없다.
   침이나 뜸, 보약은 모두 보(補ㆍ돕다)하는
   역할에 불과하다.
   마음이 가면 기운이 따라가고,
   기운이 가면 혈이 따라간다.
   그래서 마음을 모으면
   엄청난 에너지원이 내 안에 생긴다.
   침이나 뜸의 효능도
   내면의 에너지에는 미치질 못한다.”

〈‘백성호의 한줄명상’은 매주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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