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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인 尹을 '형'이라 부른다…그는 국민배우 유오성의 친형 [尹의 사람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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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7월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일보와 인터뷰하는 모습. 임현동 기자

2020년 7월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일보와 인터뷰하는 모습. 임현동 기자

“잘 지냈느냐. 힘내라.”

2016년 8월 어느 날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의 모친상 빈소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유 의원의 동생 배우 유오성씨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갑작스러운 인사에 유씨는 “저를 아십니까”라고 반문했고, 윤 대통령은 “예전에 함께 저녁 먹은 것을 잊었느냐”고 답했다. 당시는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좌천돼 대전고검에 머물던 시기였다. 윤 대통령과 유 의원의 친분을 짐작게 하는 대표적인 일화다.

특수부 검사 선·후배…"동생 유오성 불러 함께 식사"

유 의원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동생 유씨는 자신의 소개로 만난 적이 있다. 영화 ‘친구’로 동생 유씨가 이른바 ‘국민배우’로 유명세를 치르던 때였다. 유 의원이 윤 대통령과의 저녁 자리에 두세번 동생 유씨를 불러 함께 식사했다고 한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동생인 배우 유오성씨와 함께 찍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동생인 배우 유오성씨와 함께 찍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유 의원이 자신의 동생을 소개해 줄 정도로 윤 대통령과 가깝게 지내기 시작한 건 1999년 무렵이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 발령을 받았는데, 부장을 포함해 모두 5명의 검사 중 자신이 네 번째였다고 한다. 유 의원의 사법연수원 2기수 후배인 윤 대통령(23기)은 막내 ‘말석 검사’였다. 내로라하는 선배 검사들 밑에서 두 사람은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친분을 쌓았다. 당시 5명의 특수2부 검사들은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기적으로 함께 식사하는 등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검사로는 유 의원이 선배였지만, 윤 대통령이 서울대 법대 6년 선배라 어떻게 보면 둘 사이는 서먹할 수도 있는 관계였다. 하지만 유 의원은 사석에서 윤 대통령을 ‘형’이라고 부르며 예의를 갖췄다고 한다. “인상이 너무 세서 형이라고 부르지 않을 재간이 없었다”는 게 유 의원의 말이다.

'여성가족부 폐지' 단문, '유상범 팀' 작품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사퇴 후 정치참여를 위해 지난해 6월 유 의원에게 먼저 연락한 것도 이런 친분이 바탕이 됐다. 윤 대통령의 ”도와달라”는 요청에 유 의원은 주요 정치권 인사를 소개해주거나 정치적 조언을 하는 식으로 윤 대통령을 물밑에서 지원했다.

유 의원이 처음부터 윤 대통령을 위해 공식적으로 발 벗고 나서지 못한 이유는 그가 당 법률지원단장을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주요 당직자는 대선 경선에서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당 지도부 방침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참여를 공식선언한 다음 날인 지난해 6월 30일 국회 소통관을 찾기 전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조우해 인사하는 모습. 가운데 선 사람이 유상범 의원이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참여를 공식선언한 다음 날인 지난해 6월 30일 국회 소통관을 찾기 전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조우해 인사하는 모습. 가운데 선 사람이 유상범 의원이다. 뉴스1

윤 대통령이 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유 의원은 법률지원단장을 연임하며 대선 과정의 법률 지원 등 실무를 지휘했다. 윤 대통령을 향한 경쟁 후보 측의 의혹 제기를 일선에서 방어하는 것도 그의 역할 중 하나였다. 유 의원은 별도로 캠프 외곽의 메시지팀도 가동했다. 대선 과정에서 청년층 남성을 겨냥한 윤 대통령의 ‘여성가족부 폐지’란 7음절 단문 메시지가 유 의원팀의 작품이었다.

윤 대통령 당선 뒤 유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으로 참여했다. 지금은 초선 의원으로선 이례적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다. 유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가 공정과 상식의 철학을 잘 지킬 수 있도록 국회에서 열심히 일하며 최대한의 입법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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