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단순히 자동차 제조사가 아니라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며 모빌리티 회사로 탈바꿈 중입니다. 경쟁사가 자동차 판매에만 집중하는 것과 다르다.”
현대차의 글로벌 브랜드 홍보대사인 영국의 환경운동가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44)는 16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현대차와 인연이 시작된 배경을 이렇게 말했다. 로스차일드는 지난 12일 현대차 임직원 대상으로 ‘대자연과 기업 시민의식’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했다. 글로벌 홍보대사로서 첫 공식 방한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환경운동가가 자동차회사 홍보대사라는 게 아이러니하다.
- “현대차를 자동차회사로만 보면 안 된다. 클린 모빌리티를 선도하고 있고,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경영진을 만났을 때 그 변화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최근 뮌헨모터쇼에서 다른 자동차 회사의 부스엔 자동차가 있었지만, 현대차만 아예 양산차가 없었다.”
로스차일드는 지난 20년간 세계를 탐험하며 환경운동에 매진하면서 유명해졌다. 2010년 1만2500개의 플라스틱 페트병으로 배(플라스티키호)를 만들어 태평양을 건넌 게 대표적이다. 그는 또 재산만 5경원에 달하는 세계적인 금융 재벌 로스차일드 가문의 일원이다.
그는 “‘환경 보호를 위해 이건 하지 말라’는 식의 억압적 환경운동은 효과가 떨어진다”며 “신뢰 높은 기업의 홍보대사가 돼 사람들의 소비 습관을 바꾸는 데 일조하는 게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 기업의 홍보대사가 환경운동에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되는지.
- “환경을 위해 쇼핑을 하지 말라고 하면 되레 반발심을 산다. 올바르게 쓰는 방법을 알려주면 된다. 자동차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늘어나면 대기오염이 줄고 교통체증도 덜할 것이다. 현대차와 협업에선 차 내부를 어떤 친환경 자재로 바꿀 수 있을지 등을 조언할 수도 있다.”
- 전기차가 미래 모빌리티라고 보는지.
- “미래 모빌리티가 전기차에 국한하진 않을 것 같다. 수소차가 될 수도 있고, 여러 동력원이 있을 거다. 중요한 건 차를 소비하는 패턴이 바뀔 거란 점이다. 소유가 아니라 에어비앤비처럼 공유·구독 서비스로 전환될 것이라 본다.”
- 자동차회사들이 판매가 아닌 공유·구독에 동의할 수 있을까.
- “Z세대는 소유보단 공유를 선호한다. 자동차 한 대로 100명이 이용할 수도 있다. 도로에 있는 차량의 수도 적어질 것이고, 자동차 회사는 구독 서비스를 통해 정기적으로 소득을 얻을 수 있다. 그에 맞춰 앞으로 현대차도 단순히 자동차 회사라기보다 ‘콘텐트 스튜디오’가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