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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돈 내고 수백개 게임 맘대로…구독형 게임 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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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MS의 엑스박스 게임패스로 PC·콘솔·스마트폰에서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사진 MS]

MS의 엑스박스 게임패스로 PC·콘솔·스마트폰에서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사진 MS]

마이크로소프트(엑스박스 게임패스)와 아마존(루나), 구글(스테디아), 애플(아케이드) 등 빅테크가 우글거리는 구독형 게임 시장에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이하 소니)가 본격 합류한다.

소니는 1만 1300~1만 2900원에 400개 이상의 최신 블록버스터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 구독상품을 오는 23일 출시한다. 소니 관계자는 팩플팀 질의에 “이전보다 훨씬 고품질의 게임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30억명 게임 인구를 놓고 ‘게임=장난감’에서 ‘게임=서비스’인 GaaS(Game as a Service) 시대로 전환이 시작된 것이다.

소니는 글로벌 1위 콘솔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 시리즈를 만든 회사다. 인기 지식재산(IP) 타이틀을 독점 출시해 콘솔 기기를 팔고, 그 기기를 지렛대 삼아 게임 패키지를 파는 선순환이 핵심 비즈니스 모델(BM)이었다.

소니의 게임 그란투리스모7의 구독 서비스를 팩플팀이 가상으로 구현해 본 모습. 온라인 동영상 구독 서비스 ‘넷플릭스’와 ‘게임’을 합쳐 ‘게임플릭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사진 정다운 디자이너]

소니의 게임 그란투리스모7의 구독 서비스를 팩플팀이 가상으로 구현해 본 모습. 온라인 동영상 구독 서비스 ‘넷플릭스’와 ‘게임’을 합쳐 ‘게임플릭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사진 정다운 디자이너]

소니의 신규 서비스는 2010년 선보인 초기 구독형 PS 플러스(Plus)와 2014년 내놓은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PS 나우(Now)를 합쳐서 발전시킨 형태다. PS 네트워크에 접속한 이용자는 1억 600만명(지난 3월 기준).  그란투리스모, 언차티드, 갓 오브 워 등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막강 IP가 여럿이라, 소니의 구독 시장 도전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끈다.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은 “미국 가트너는 2023년에 우리가 쓰는 서비스 중 75%가 구독형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게임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패키지 제품→광고(광고 보고 무료 게임)→부분 유료화(아이템 구입 등)로 이어진 게임 BM에 구독이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독서비스는 하나 출시하고 나면 이후 수년간 매출 빙하기를 겪어야 했던 기존 모델보다 사업을 훨씬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구독 서비스 기존 강자는 MS다. MS는 100개 이상 게임을 한 달 9.99달러에 제공하는 엑스박스 게임패스(Xbox Game Pass)를 2017년 출시했다. 2020년 1000만명이던 엑스박스 게임패스 이용자는 최근 2500만명까지 늘었다.

MS 엑스박스 관계자는 “엑스박스는 콘솔 중심 비즈니스에서 콘텐트, 커뮤니티, 클라우드 기술 투자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게임 생태계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엑스박스 게임 생태계는 구글·애플에 넘어간 게임 산업 주도권을 되찾아오는 무기이기도 하다. 글로벌 앱마켓 90% 이상을 점유한 두 회사는 게임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떼어 간다. 최근 게임 포트나이트로 엑스박스 게임패스에 합류한 에픽게임즈가 대표적이다. 에픽게임즈가 자체 결제수단을 고집해 포트나이트 iOS 앱은 앱마켓서 사라졌지만, 엑스박스 게임패스를 통해 애플 기기에서 포트나이트 게임을 할 수 있게 됐다.

구독형은 블록버스터 게임에 편중된 구조를 깨고, 업계에 활력을 더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지난 4월 엑스박스 게임패스로 RPG 게임 언소울드(Unsouled) 를 출시한 정진섭 메구스타 게임 대표는 “1인 개발사라 어려움이 많은데 게임패스 출시로 홍보 기회를 얻고, 계약금도 받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구독 게임 시대에는 결국 구독자를 락인(lock-in) 할 수 있는 강력한 IP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결국 오리지널 IP 파워 및 보유력이 게임 구독서비스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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