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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아이 36명, 한국서 심장병 고쳤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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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13일 어린이들의 퇴원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진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13일 어린이들의 퇴원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진 삼성서울병원]

“기적이고 그저 꿈만 같아요. 한국의 모든 분에게 감사합니다.”

지난 13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린 특별한 퇴원 파티. 이 자리에서 중남미 아이티 출신 맥클레이(2)의 엄마는 불어로 이렇게 감사 인사를 했다. 맥클레이는 ‘활로씨 4징’이란 선천성 심장병을 갖고 태어났다. 심실중격 결손과 폐동맥 협착, 대동맥 기승, 우심실 비대 등 심장 네 군데에 기형 증세를 보이는 병이다.

하지만 맥클레이는 현지 여건 등으로 치료를 못 받다 지난달 지구 반대편인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제대로 걷지 못하고 조금만 움직여도 발작을 일으켰던 맥클레이는 이날 병원이 준비한 빵을 손에 쥐고 밝게 웃었다.

맥클레이처럼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아이티 어린이 36명이 올해로 10년째 삼성서울병원에서 제2의 삶을 선물 받고 돌아간다. 삼성서울병원 송진영 선천성심장병팀장(소아청소년과 교수)은 “코로나19 이전까지 병원팀이 현지에 가서 아이들을 직접 진료하고 수술이 가능한 대상을 선정해왔다”고 전했다.

지난 2년여간은 코로나로 오가는 게 힘들어 이런 초청도 어려웠는데 확산세가 다소 수그러들면서 올 4월 2~7살 아이 6명을 데려올 수 있었다. 양지혁  심장외과 교수는 “수술이 잘 돼 1명을 빼고는 일주일 내 퇴원했다”고 전했다. 모두 수술 경과가 좋아 20일 본국으로 돌아간다.

통상 입국한 뒤 수술, 퇴원, 외래까지 한 달 정도 일정을 잡고 오는데 치료비와 항공·숙박료 등은 병원과 오륜교회(다니엘기도회)에서 나눠 부담한다. 송 교수는 “병원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어려운 환자를 살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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