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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순 "생일빵 화나 뽀뽀 요구"…성비위 사과에도 논란 증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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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검찰 재직 시절 성추행 의혹과 부적절한 시집 출간으로 논란의 대상이 된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성추행 의혹에 대해 “화가 나서 (여직원에게) 뽀뽀해주라고 했고, 볼에다 하고 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1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윤 비서관은 “불쾌감을 느꼈다면 당연히 사과를 드리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대검찰청 재직 당시 징계 처분을 받은 상황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대해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다.

윤재순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김성룡기자

윤재순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김성룡기자

윤 비서관은 1996년과 2012년 각각 성추행을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 비서관은 먼저 “1996년도에 저는 어떠한 징계 처분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2012년도엔 그 당시에 윗분들로부터 일 열심히 한다고 해서 격려금을 받았다”며 “그날이 공교롭게도 생일이었고, 10명 남짓의 직원들에게 소위 말하는 ‘생일빵’’(생일자를 장난스럽게 때리는 일)이라는 것을 처음 당했다. 하얀 와이셔츠와 얼굴이 까만 초콜릿 케이크로 범벅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직원이) ‘생일에 뭐 해줄까’라고 해서 ‘뽀뽀해주라’라고 해서 화가 나서 했던 건 맞다. 볼에 해서 간 건 맞다”며 “그걸 성추행했다고 해서 당시에 조사받은 것도 아니고, 그로 인해 1년 동안 그 조사가 뒤에서 이뤄졌다. 그러고 나서 10개월인가 1년 지나서 나온 게 감찰본부장 경고”라고 덧붙였다.

野, 윤재순 집중 질타…김대기 “눈높이 어긋나, 유감”

이날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등을 위해 열린 운영위는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 윤석열 대통령실 참모진이 처음 국회에 등장한 날이었다. 그러나 운영위 회의는 윤 비서관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오른쪽)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김성룡기자/ 2022.05.17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오른쪽)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김성룡기자/ 2022.05.17

첫 질의에 나선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첫마디부터 “인사가 만사”라며 윤 비서관의 징계 사실을 언급했다. 이에 김 실장은 “눈높이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었다.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당 고민정 의원은 윤 비서관이 경고 처분을 받았던 또 다른 발언인 “러브샷을 하려면 옷을 벗고 오라”, “속옷은 입고 다니는 거냐?” 문구를 자료 화면으로 띄운 뒤 “경고 처분이 적당하다고 보냐”고 김 실장에 물었다. 김 실장은 “사람을 징계할 때 한 줄 갖고 징계할 수가 없다”면서도 “저 말 자체는 부적절하다”고 인정했다.

성추행 징계 외에도 윤 비서관의 시집 문구도 쟁점이 됐다. 윤 비서관이 2001년 출간한 『석양의 찻잔』이란 시집에 실린 ‘전동차에서’라는 시엔 “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보고/엉덩이를 살짝 만져보기도 하고” 등 성추행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이를 ’자유‘라고 표현해 논란이 있었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윤 비서관은 왜곡된 성인식을 담은 시를 출간하고, 평소에 음담패설과 폭언을 수시로 일삼은 문제적 인물”이라며 “이런 인물을 버젓이 1급 비서관으로 임명하고 사퇴는 없다고 항변하는 것은 대통령실이 단체로 도덕 불감증에 빠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도 윤 비서관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양금희 의원은 “과거의 일이라도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제대로 된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조은희 의원은 “훌륭한 참모라면 성공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좀 억울하더라도 본인이 희생하는 결단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사퇴 요구에 윤 비서관은 “더 열심히 하겠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장성민 5ㆍ18 폄하 논란에 김대기 “처음 듣는다”

윤 비서관 논란 외에도 야당 의원들은 장성민 대통령실 정책기획관의 5ㆍ18 폄훼 논란을 겨냥했다. 장 기획관은 2015년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를 진행하며 5ㆍ18민주화운동 북한군 침투설을 방송해 논란이 됐다. 당시 한 출연자는 방송에서 “5ㆍ18을 전후로 북한 특수부대 1개 대대 약 600명이 광주에 내려왔다”고 주장했고, 장 기획관은 “북한의 특수게릴라들이 어디까지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되어 있는지 그 실체적 진실은 반드시 밝혀야 한다”며 맞장구를 쳤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김성룡기자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김성룡기자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장 기획관이 5ㆍ18 북한 개입설을 확대한 장본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나”라고 물었다. 김 실장은 “모른다. 처음 듣는다”고 답했다. 이에 신 의원이 “언론에 많이 지적됐는데 모른다고 하시면 안 된다”고 따지자, 김 실장은 “제가 정치 쪽에 오래 있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에 그러한 사실이 있었다는 것은 모른다”며 “(장 기획관이) 광주 민주화 운동을 폄하하는 말은 한 번도 들은 적 없다”고 답했다.

또 ‘서울시 공무원(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 연루 논란이 있는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도 도마에 올랐다. 민형배 무소속 의원은 “이 비서관이 조작된 증거로 유우성씨에게 간첩 혐의를 씌웠다”며 “당시 검찰이 5달 동안 유씨 동생을 독방에 가둬 허위진술을 요구한 사실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 실장은 “(간첩) 조작에 직접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국민의힘에선 이 비서관과 관련 “피해자에 대해선 사과가 있어야 한다”(윤두현 의원)는 말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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