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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안보’로 인ㆍ태 리더십 구축…“IPEF 성사 노력” [바이든 순방]

중앙일보

입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3년 부통령 때 한국을 방문해 비무장지대(DMZ)를 찾았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3년 부통령 때 한국을 방문해 비무장지대(DMZ)를 찾았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아시아 순방(20∼24일)을 통해 미국 리더십 강화에 나선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의 외교적 노력이 한동안 유럽에 집중됐지만, 이번 한·일 순방을 통해 중국 견제, 한·미·일 공조 강화, 경제안보망 구축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린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경제적 관여를 확대하는 일이 시급하다면서 "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진전시키기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IPEF는 미국 주도의 새로운 경제체제로, 이번 순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일본과 IPEF 출범을 공식화할 가능성을 알렸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미국이 아시아에서 경제적 관여와 무역의 새로운 모델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몇 년간 취약한 산업 공급망, 부패 및 조세 회피, 혁신과 창의성 결여 등 세계 경제에 공백이 있었다고 언급하면서 "과거 모델은 미국 성장의 발목을 잡은 이런 문제에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런 이유로 미국이 IPEF를 진전시키는 데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IPEF를 구성하는 네 개의 '기둥'을 설명하면서 "현대적인 디지털 경제를 발전시켜 중소·중견기업에 기회를 확대하고, 공급망 불안정을 줄이기 위해 공급망 투자를 확대해 미국과 아시아에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기후변화를 경제 이슈화해 녹색 경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공정한 조세와 반(反)부패 관행을 정착시켜 공정한 경제의 장을 만드는 합의를 구축하는 데 초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설명으로 유추하면 IPEF는 미국 정부가 불공정 경제 관행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해온 중국을 배제하고 아시아에서 미국 주도의 경제 질서를 만들려는 취지가 담겨 있다.

이에따라 바이든 정부는 한국과의 정상회담 테이블에 북핵 등 안보 이슈는 물론 산업 공급망 안정 등 경제 협력 강화 방안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비용 최소화 논리에 따라 이뤄졌던 전세계적 분업화가 공급망 위기 국면에선 국가적 약점이 될 수 있는 만큼 믿을 수 있는 동맹국들과 핵심 산업 분야에서 ‘경제안보 네크워크’를 구축하자는 취지다.

바이든 대통령은 2박 3일 방한 기간 중 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하면서 인근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 공장을 방문하는 일정이 유력시된다. AP통신은 또 바이든 대통령 방한 기간에 현대자동차가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을 설립하는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공급망을 동맹 중심으로 재편하고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면서 바이든 행정부 외교 철학인 '중산층을 위한 외교'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기간 중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2일 바이든 대통령이 DMZ를 방문할 계획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순방 일정에 대한 세부 사항을 마무리하는 중"이라면서도 "그것(DMZ 방문)은 이 지역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이 취하는 조치"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DMZ를 방문할 경우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보이면서 북한에 대해서는 도발을 자제하라는 메시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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