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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이 '못 걷겠어?' 물은뒤 병사 총살" 러군 충격 증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어느 다친 병사에게 지휘관이 '걸을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병사가 '걸을 수 없다'고 대답하자 지휘관은 그를 총으로 쏴 죽였습니다."  

우크라이나에 포로로 붙잡힌 러시아 군인들이 "지휘관들이 다친 병사들을 치료하지 않고, 살해하고 있다"고 충격적인 주장을 했다.

16일(현지시간) 미러지 등에 따르면 러시아 육군 정보부대 소속 한 병사는 우크라이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상을 입은 젊은 병사가 바닥에 누워 있었는데, 부대의 지휘관이 걷기 힘들다는 병사를 총으로 쏴 죽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병사도 "중요한 건 이런 일이 한 번이 아니란 것"이라며 "모두 젊은 병사들이 희생됐다"고 증언했다.

우크라이나에 포로로 붙잡힌 러시아 병사들이 '지휘관들이 부상한 자국 병사들을 총상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뉴욕포스트 트위터 캡처

우크라이나에 포로로 붙잡힌 러시아 병사들이 '지휘관들이 부상한 자국 병사들을 총상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뉴욕포스트 트위터 캡처

나머지 병사는 "도움을 받았더라면 살 수 있는 병사들이었는데 (지휘관은) 그렇게 하지 않고 총으로 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자국 군인의 안위를 생각하지 않는 정황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앞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곳곳의 전장에서 전사자들을 방치하고 떠나버려 우크라이나 당국이 이들 시신을 수습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또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전사자 수를 은폐할 목적으로 전장에 이동식 화장터를 보내 시신을 불태우고도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에 비해 부실한 러시아군의 구급 상자와 헬멧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번지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주장에 따르면 개전 이후 러시아군의 전사자 수는 2만5000명에 이른다.

사진 위의 구급 상자가 러시아 군인의 것이고, 아래의 구급 상자가 우크라이나 군인의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트위터 캡처

사진 위의 구급 상자가 러시아 군인의 것이고, 아래의 구급 상자가 우크라이나 군인의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트위터 캡처

이런 가운데 러시아 관영 매체가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에 대해 비판하는 퇴역 대령의 육성을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퇴역 대령 미하일 코다료노크는 16일 러시아 국영방송에 출연해 "우크라이나 침공이 러시아 당국의 설명처럼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군사·정치적 입장에서 주요 결함은 우리가 완전한 지정학적 고립 상태에 있다는 것"이라며 "인정하기 싫어도 사실상 전 세계가 우리에게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당국이 언론과 여론을 철저하게 통제하는 가운데 코다료노크는 매우 이례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상황에 대해 가감없이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의욕 등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전하는 정보를 조심하라. 그건 모두 거짓"이라고 일갈했다. 방송 진행자가 "우크라이나군이 그렇게 대단한 부대가 아니다"며 깎아내리자 그는 "군대의 전문성 수준은 규모보다 훈련 정도 혹은 조국을 위해 피 흘릴 준비가 돼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반박했다.

코다료노크는 "솔직히 상황은 우리에게 더 나빠질 것"이라며 "군사와 정치적인 현실감을 유지하지 못하면 조만간 역사의 현실이 혹독하게 덮쳐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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