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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유지비 200억' 타워크레인도 뺀다…파국 치닫는 둔촌주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7일 오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단지에 타워크레인이 멈춰서 있다. 이날 건설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에 들어갔다. 뉴스1

17일 오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단지에 타워크레인이 멈춰서 있다. 이날 건설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에 들어갔다. 뉴스1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업단 간 갈등으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공사가 한달 넘게 중단된 가운데, 시공사업단 측이 내달부터 타워크레인 해체·철수에 돌입할 계획이다.

17일 시공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 등에 따르면 일부 구역에서 타워크레인 해체 사전작업을 시작했고, 대여기간이 이번달 끝나는대로 총 57대를 순차적으로 철수할 계획이다. 다만 회사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7월 말쯤까지 철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공사가 중단된 뒤 한달여간 타워크레인 등의 장비를 비롯해 공사 현장의 유지·관리 비용이 4개사를 합쳐 150억~200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조합 측은 24개 금융사로 구성된 대주단에 오는 8월 만기가 도래하는 7000억원의 사업비 대출금 만기를 연장해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인데, 시공단 측은 내부적으로 보증 연장 불가방침을 내렸다. 대주단은 사업비 대출 연장과 관련해선 조합과 시공단 간의 합의가 전제돼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공단 측은 "사업비 대출 연장에 대해서는 대주단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며 "대출자(조합)가 사업비를 갚지 않으면 시공단이 대위변제를 한 후 구상권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조합 집행부 관계자는 "시공단의 선전전에 휘둘리지 않겠다"며 "서울시의 최종 중재 방안을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5930가구를 철거하고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재건축 사업'이란 별칭이 있으며, 현재까지 공정률은 52%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 2020년 6월 시공단과 전임 조합 집행부가 5600억원가량의 공사비 증액 계약을 하며 갈등이 생겼다. 새 조합 집행부는 당시 조합장이 해임된 사실 등을 거론하며 시공단과 이전 조합이 맺은 계약은 법적·절차적으로 문제가 많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시공단은 당시 공사 계약 변경이 조합 총회의 의결을 거쳤고, 관할 구청의 인가까지 받아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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