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코로나 창궐, 경제쇼크 없으면 올해 추경 더 안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창궐하거나 엄청난 경제 쇼크가 발생하지 않는 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올해 다시 편성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뉴스1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추 부총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또 한 번의 추경이 있다면 그때 재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추 의원은 “코로나가 다시 정말 엄청나게 창궐하거나 대외로부터 엄청난 경제적인 쇼크가 있어서 대량 실업이 생기고 엄청난 경기 침체가 있지 않은 한 저는 금년에 추경을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국가재정법에 추경 요건에 그렇게 돼 있기 때문에 거기에 명실상부하게 부합하지 않으면 개인적으로 추경할 생각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국가재정법상 추경은 ▶전쟁 ▶대규모 재해 ▶경기 침체나 대량 실업 ▶남북 관계의 변화 같은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을 때만 편성이 가능하다.

코로나 재난 상황이긴 했지만 이전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 10차례 추경을 편성했다. 추경 재원 중 많은 부분을 적자 국채 발행(국가채무 증가)에 의존하면서 재정 건전성도 빠르게 악화했다. 윤석열 정부도 이달 출범하자마자 역대 최대인 59조4000억원 규모의 올해 2차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런 ‘습관성 추경’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추 부총리는 올해 3차 추경 편성 가능성에 일단 선을 그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2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의를 위해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경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뉴스1

지난해 기재부가 한 올해 국세 수입(세수) 전망에서 53조3000억원에 이르는 오차(초과 세수)가 또 발생한 데 대해 추 부총리는 유감을 표시했다. 이에 대한 김태년 민주당 의원 지적에 추 부총리는 “세수 추계 오류 문제 지적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정확히 하는 노력을 강화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고무줄 세수는 기재부의 창피한 문제”라고 김주영 민주당 의원이 비판하자 “국민 걱정끼쳐 드릴 수 있는 부분”이라며 “문제 인식을 하고 있다”고 거듭 대답했다.

이번에 새로 한 세수 추계가 또 틀릴 가능성에 대해 추 부총리는 “보수적으로 추계를 했다. 크게 오차가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 초과 세수를 47조8000억원으로 예상했는데, 기재부 전망(53조3000억원)보다 5조원가량 적다. 추 부총리는 “만약 1조~3조원 정도 덜 들어온다면 국채 상환 계획에 일부 변경이 될 거로 생각한다”고 부언했다. 추경 정부안 기준 12조원인 국채 상환(나랏빚 갚기) 규모가 10조원 안팎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르면 이달 말 풀리는 59조원 규모 추경이 소비자물가 상승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추 부총리는 “이전지출이기 때문에 일반 소비지출보다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며 “0.1%포인트 정도의 물가 상승 요인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