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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존재"…美총기난사, 대만 증오한 대만 출신 이민자 짓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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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교회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범인 중국계 이민자 데이비드 초우(68).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회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범인 중국계 이민자 데이비드 초우(68).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회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은 대만에 증오심을 품은 대만 출신 이민자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16일(현지시각)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수사 당국은 전날 이민자 데이비드 초우(68)가 저지른 총기 난사는 대만에 대한 증오심이라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의 돈 반스 보안관은 이번 사건이 "초우가 대만에 품은 증오에서 비롯됐다"며 "중국과 대만 사이의 긴장 관계 등 정치적인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토드 스피처 오렌지카운티 검사는 "총격 사건 현장에는 사악한 존재가 있었다"며 "총격범이 대만 사람과 대만에 대해 절대적인 편견을 갖고 있었다는 많은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초우의 차량에서는 대만 사람에 대한 증오를 담은 메모가 발견됐다.

반스 보안관은 초우가 중국계 이민자라고 언급했다. 이를 근거로 AP는 초우가 중국계라고 보도했지만 대만 정부 기관의 공식 확인을 거친 대만 뉴스통신사의 보도를 근거로 그가 대만 출생이라고 기사 내용을 정정했다.

AP는 중국 본토에서 국공내전이 치열했던 1948년 이후로 공산당 측으로 전세가 기울면서 많은 중국인이 본국을 떠나 대만으로 이주했고, 이들의 정착 과정에서 대만 원주민과의 갈등이 적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초우의 부모가 당시 중국에서 대만으로 넘어온 이주민이었던 점을 들어 그의 증오심이 부모 세대 때부터 존재했던 중국 출신 대만계와 대만 원주민계 간의 갈등에서부터 시작된 게 아닌지 추측했다.

한편 경찰은 초우에게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를 우선 적용했고,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에 대한 증오범죄 수사를 개시했다.

초우는 지난 15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차를 몰고 캘리포니아주 라구나우즈의 교회에 나타나 신도 40여 명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이 총격으로 의사 존 쳉(52)이 숨졌고 60∼90대 노인 5명이 다쳤다.

반스 보안관은 "쳉은 노인 신도가 대부분이고 문도 잠겨있어 밖으로 탈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범인을 제압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쳉이 수십 명의 목숨을 구했다"며 그의 용기와 희생에 경의를 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총격범 초우는 라스베이거스에서 권총 두 자루를 사서 범행에 사용했다. 그는 체포되자 변호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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