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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빌게이츠가 만든 미국 SMR 설계기업 테라파워와 협력

중앙일보

입력

17일 서울 서린사옥에서 장동현 SK(주) 부회장(맨 왼쪽)과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크리스 르베크 미국 테라파워 CEO(가운데)와 포괄적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사진 SK]

17일 서울 서린사옥에서 장동현 SK(주) 부회장(맨 왼쪽)과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크리스 르베크 미국 테라파워 CEO(가운데)와 포괄적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사진 SK]

SK㈜와 SK이노베이션이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에 뛰어든다. SMR 설계기업인 미국의 테라파워와 손잡고 테라파워의 기술,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역량과 SK의 사업 영역을 연계해 다양한 협력 기회를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테라파워는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설립했다.

17일 장동현 SK㈜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포괄적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 측은 “‘탄소 배출 없는 안전한 전력원’으로서 SMR의 경쟁력에 주목해왔다”며 “양사의 공동 기술개발 협력, 국내·외 진출과 상용화 협력은 SMR 핵심 기술 확보와 차세대 원전 운영, 원전 산업 생태계 전반의 활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테라파워는 차세대 원자로의 한 유형인 소듐냉각고속로(SFR) 설계기술을 보유한 원전 업계의 혁신 기업이다. 테라파워의 SFR 기술은 미국 에너지부의 자금 지원 하에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기술은 기존 대형 원전에서 냉각재로 주로 사용하던 물 대신 끓는점이 높아 폭발 위험이 거의 없는 액체 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한다.

SK는 SMR이 날짜와 시간에 따라 발전량 차이가 생기는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테라파워의 SFR은 용융염 저장소 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저장 장치 기능을 통해 높은 가동율을 유지하면서도 전력 수요에 따라 발전량을 조절해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자료 SK]

[자료 SK]

테라파워는 SMR 외에도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인 ‘악티늄-225(Ac-225)’ 생산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악티늄-225는 정상 세포 손상 없이 암세포를 표적·파괴하는 표적 알파 치료제 원료다. 테라파워는 악티늄-225를 생산·판매해 이를 활용한 표적 치료제 상용화를 앞당길 계획이다.

한편 지난달엔 GS와 두산, 삼성 등 대기업 3개사가 SMR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뉴스케일파워와 손잡고 전 세계에서 SMR 발전소를 건설·운영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은 바 있다. 뉴스케일의 SMR 기술에 GS가 보유한 발전소 운영 노하우,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기자재 공급 능력, 삼성물산의 발전소 시공 역량을 더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대기업들의 SMR 투자가 활발히 이어지는 것은 윤석열 정부가 SMR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뜻을 밝힌 것과 무관치 않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방문해 SMR 관련 시설을 살펴보기도 했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에 따르면 SMR 시장은 2035년께 연 15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 중국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차세대 원자로 기술과 SMR 개발에 7년간 32억 달러(약 4조9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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