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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울상인 中서 글램핑 붐으로 활짝 웃은 이 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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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중국 SNS에서는 캠핑과 글램핑 열기가 유독 뜨겁다. 지난 노동절 연휴 기간 중국인의 위챗 모멘트(朋友圈)*는 크게 두 부류의 사진으로 가득 찼다. 첫째는 격리된 집안에서 요리 솜씨를 뽐내는 사진이고, 둘째는 근교 캠핑장에서 삼삼오오 바비큐를 즐기는 사진이다.

*위챗 모멘트: 위챗(微信) 이용자들이 글과 사진을 올려 친구들과 공유하는 공간. 페이스북 타임라인, 카카오스토리와 유사함.

[사진 샤오훙슈]

[사진 샤오훙슈]

캠핑과 글램핑은 중국에서 2020년부터 서서히 관심을 받기 시작하더니, 2021년에 폭발적 성장의 원년을 맞이했다. 코로나 19 방역을 위해 지역 간 장거리 이동이 제한되고, 가족 중심의 여가 문화가 확산했으며, 국민 1인당 가처분 소득이 늘었기 때문이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중국의 캠핑장 시장 규모는 77억 1000만 위안(약 1조 4608억 9080만 원)에서 168억 위안(약 3조 1832억 6400만 원)으로 성장했다. 이 기간 복합 성장률은 13.9%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전년 대비 18.6% 성장해 전체 시장 규모가 354억 6000만 위안(약 6조 7189억 6080만 원)에 이를 전망이다. 징둥(京東) 소비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4월까지 중국 내 캠핑 관련 상품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했다. 이 중 캠핑용 조리도구는 전년 동기 대비 297%, 캠핑용 그늘막은 326%, 캠핑 웨건은 1300% 증가했다.

2022년 3월 기준, 중국에는 4만여 개의 캠핑 관련 업체가 존재하며, 10곳 중 7곳이 지난 2년간(2020~2021년) 탄생했다. 그중에서도 2020년 말 창립된 ‘대열황야’는 중국 캠핑 붐의 대표 수혜 기업으로 떠오르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 샤오훙슈]

[사진 샤오훙슈]

대열황야(大熱荒野∙DARE GLAMPING)는 ‘아웃도어 캠핑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표방하며, 캠핑 입문자에게 표준화된 글램핑 체험 패키지를 제공한다. 현재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싼야 등을 비롯한 중국 전역에 20개 이상의 캠핑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1년 상반기 매출만 1000만 위안(약 18억 9480만 원)에 달한다.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은 대열황야는 2020년부터 2년 연속 1000만 위안 규모의 엔젤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지난해 대열황야의 캠핑장을 찾은 소비자는 4만 명에 이른다. 창업자 스정난(時正南)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최소 2배 많은 인원이 대열황야 캠핑장을 찾을 것이며, 만약 코로나 19 유행이 반복되지 않으면 이용자 수가 최대 3배까지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대열황야가 이토록 빠르게 중국 글램핑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대열황야의 성공 요인으로는 크게 표준화된 서비스와 정교한 소비자 타깃팅, 적극적인 SNS 활용을 꼽을 수 있다.

대열황야는 현재 운영 중인 20여 개의 캠핑장에서 표준화된 글램핑 체험 패키지를 판매한다. 이들이 제공하는 텐트, 그늘막, 테이블, 의자 등 기본 캠핑 장비는 캠핑장이 달라도 별 차이가 없고, 애프터 눈 티와 저녁, 아침 식사로 구성된 풀 케이터링 서비스 역시 유사하다.

[사진 샤오훙슈]

[사진 샤오훙슈]

다만 패키지에 포함된 체험 프로그램 내용은 현지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데, 대열황야는 각 캠핑장에 자율적으로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권한을 부여한다. 이후  소비자로부터 호평을 받은 프로그램은 본부로 가져가 표준화 작업을 거친 뒤 다른 캠핑장에도 배포한다. 대열황야의 글램핑 체험 패키지에 포함된 프로그램으로는 캠프파이어, 캐치볼, 영화관람 등이 있다.

창업 초기, 대열황야는 적극적이고 활달한 20대 여성을 주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은 정석대로 오지에서 광활한 자연을 만끽하는 캠핑보다 도시 근교에서 장비가 갖춰진 ‘글램핑’을 하는 것을 선호했다. 이에 대열황야는 접근성이 좋은 공원이나 호텔에 딸린 잔디밭, 유명 관광지 근처의 공터 등에 캠핑장을 열고, 장비가 전부 구비되어 개인 소지품만 들고 가면 되는 ‘핸드백 입주형(拎包入住)’ 글램핑 패키지를 출시했다.

고급스러운 캠핑 장비에 먹음직스러운 음식, 곁에 앉은 소중한 사람들과 타오르는 모닥불 소리까지. 대열황야를 통해 글램핑 맛을 본 20대 여성들은 샤오훙슈(小紅書), 더우인(抖音), 웨이보(微博) 등의 SNS에 본인만의 캠핑 감성을 자랑하고 이용 후기를 남겼다. 관련 게시물이 올라오면 대열황야는 그 즉시 일일이 찾아가 '좋아요'를 누르고 공유를 했다.

[사진 샤오훙슈]

[사진 샤오훙슈]

여러 SNS 중에서도 대열황야는 특히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통하는 ‘샤오훙슈(小红书)’에 집중했다. 샤오훙슈는 여성 사용자 비율이 90%에 달하고, 전체 사용자의 80% 이상이 18~34세의 젊은 층이라 대열황야의 타깃 고객층과도 일치했기 때문이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대열황야의 이용자 10명 중 7명은 샤오훙슈에서 유입됐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5~6만 건 정도에 불과했던 샤오훙슈 내 캠핑 관련 게시글은 현재 20배 가까이 증가한 110만 건 안팎으로 추산된다. 대열황야는 샤오훙슈를 통해 글램핑 체험 예약을 받고, 협업 이벤트도 자주 실시한다.

한편, 현재 중국에서 불고 있는 캠핑∙글램핑 붐은 비교적 소득이 높은 베이징과 상하이 등 1∙2선 대도시의 ‘작은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5선 지방 소도시와 농촌 지역에도 캠핑∙글램핑 붐이 불려면 아직 멀었다는 것이다. CBN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내 전체 캠핑족의 74%가 1선 및 신(新) 1선 도시의 거주민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인당 가격대가 1000위안(약 18만 9400원)에 이르는 글램핑은 전체 인구 침투율이 1%에도 못 미쳤다. 업계 종사자는 글램핑의 경우 “이르면 내년이나 내후년에야 4∙5선 도시와 하침 시장(下沉市場)에도 침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구매율이 높지 않은 것도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다. 현재 중국에서 글램핑은 ‘1회 성 체험’으로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 때문에 글램핑의 화력을 어떻게 지속해 나갈지는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하다. 대열황야의 경우, 처음에는 글램핑을 통해 사람들에게 캠핑의 매력을 알리고, 이후에는 본인들이 직접 캠핑 장비를 대여하거나 구매하도록 재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대열황야 창업자 스정난은 "(이를 위해) 온라인 캠핑 장비 대여 업무는 물론 유명 브랜드와 장비 제휴를 맺기도 한다"고 말했다.

차이나랩 권가영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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